조동건 “뱃속 아기에게 아빠의 첫골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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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8일 07시 00분


10월 ‘아빠’가 되는 수원 조동건이 6일 전훈 중인 강릉의 숙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강릉|박상준 기자
10월 ‘아빠’가 되는 수원 조동건이 6일 전훈 중인 강릉의 숙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강릉|박상준 기자
그룹A 수원, 후반기 ‘반격의 키’

수원 이적 후 4월 포항전서 쇄골 골절
3개월 공백속 팀도 1위에서 3위 추락

10월 태어날 2세·고마운 아내를 위해
수원 해결사 부활 감동 세리머니 준비


“14골은 넣어주겠지.”

수원 삼성 구단 직원이 조동건(26)에게 장난 섞인 투로 말했다. 스플릿시스템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우등반’ 그룹A에서 매 경기 결승전과 진배없는 14경기가 펼쳐진다. 경기당 1골 씩 넣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꼭 득점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활약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조동건은 올 시즌 수원의 공격력 보강을 위해 성남에서 영입됐다. 측면과 중앙을 두루 소화하는 파괴력 있는 공격수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4월11일 포항전에서 쇄골 부상을 당했다. 3개월의 공백. 올 시즌 출전한 9경기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수원도 시즌 초반 줄곧 선두를 달렸으나 3위까지 떨어졌다. 선두 서울과는 승점 11점 차. 6일 강릉 훈련장에서 만난 조동건은 “멋진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수원 삼성을 위해

-쇄골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수원 이적 후 몸도 좋고 의욕도 있었다. 시즌 초반 다치는 바람에 아쉬움이 크다.”

-재활까지 3개월이 걸렸다.

“이번 부상은 유독 좋지 않았다. 쇄골 쪽으로 넘어졌는데 어깨 쪽에서 소리가 크게 났다. 근육 찢어졌다고 생각했는데, 후반 나설 때 많이 아팠다. 병원에 가니 골절됐다고 했다.”

-오른쪽 정강이 피로골절로 오래 고생했고 이번에도 그렇다. 부상과 악연이 깊은데.

“한해 다치고, 한 해 하고, 이런 게 있는 것 같다.(웃음) 의욕이 과할 때 부상으로 이어졌다. 항상 조심하고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부상 중 수원이 저조했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많이 미안했다. 팀이 7월 들어 최악의 부진을 겪어 7월26일 광주 전에서 투입됐다. 팀이 좋을 때 들어가면 부담이 덜한데, 팀도 안 좋고, 저도 안 좋은 상태라 마음이 무거웠다. 보여드린 것이 없다. 동료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윤성효 감독이 스플릿시스템을 위해 아끼겠다고 했는데.

“복귀하고 3∼4경기에 나섰는데 부진했다. 몸 상태도 확신할 수 없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지금은 준비가 됐다. 부상 없이 14경기 잘 해나갈 것이다.”

○곧 태어날 2세를 위해

-결혼하니 어떤 점이 좋은가(조동건은 작년 12월 결혼했다).


“도와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 큰 위로가 된다. 안정적이기도 하고. 쇄골 부상당한 날,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진통제를 챙겨오지 못했다. 아내가 임신하고 몸도 무거운데 병원까지 가서 챙겨다 줬다. 그런 부분이 고맙다.”

-임신한 지 얼마나 됐나.

“10월이 출산 예정 달이다. 입덧이 한창 심할 때 부상으로 누워만 있으니까 많이 미안했다.”

-부상으로 아내가 놀랐을 텐데.

“아내가 올 시즌 첫 경기를 보러 왔는데 하필 그날 다쳤다. 많이 놀랐다.”

-서로 고생했을 것 같다.

“누워 있으면 쇄골이 너무 아파서 앉아서 자곤 했다. 그래도 가끔 누워 자면 혼자 일어나지 못해 곤하게 자는 아내를 깨웠다. 임신하면 잠도 많은데.”

-오랜 연애 끝에 결혼했다.

“사람이 착하고 배려심이 깊어 나를 위해주고 잘 챙겨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2009년 시즌 마치고 오른쪽 정강이 피로골절로 수술했을 때도 항상 챙겨주고 간호해 줬다.”

-아내가 늘 부상 걱정하겠다.

“부상 많다보니 다치지 말라는 얘기를 많이 해준다. 잘 하라는 얘기는 거의 없다.”

-첫 골 넣으면 특별한 세리머니라도 해야겠다.

“이전에도 아내를 위해 세리머니도 하고 했는데 잘 모르더라.(웃음) 첫 골을 넣으면 아내와 태어날 아기를 위해 뭔가 하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는.

“구단에서 14경기 14골을 얘기한다. 마음으로는 20골도 넣고 싶다. 최선을 다할 것이고, 경기장에서 보여드리겠다. 그리고 그 때 다시 웃으며 인터뷰 하겠다.”

강릉|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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