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한명숙, 웃음 뒤 긴장감 흐른 ‘10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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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국민에게 공천권 돌려줘야” vs 韓 “우린 이미 모바일 투표”

女-女 여야대표 첫 회동… 웃으며 신경전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17일 취임 인사차 국회 비대위원장실을 방문한 민주통합당 한명숙 신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총선 공천 과정에서 개방형 국민경선제도 도입에 공감한 두 사람은 회동 내내 웃으며 덕담을 주고받았지만, 한 대표가 BBK 문제를 화제에 올리자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女-女 여야대표 첫 회동… 웃으며 신경전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17일 취임 인사차 국회 비대위원장실을 방문한 민주통합당 한명숙 신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총선 공천 과정에서 개방형 국민경선제도 도입에 공감한 두 사람은 회동 내내 웃으며 덕담을 주고받았지만, 한 대표가 BBK 문제를 화제에 올리자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17일 국회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 이들은 10분간의 첫 만남에서 개방형 국민경선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에 공감대를 이뤘으나 웃음 뒤엔 긴장감이 팽팽하게 흘렀다.

이들은 “정치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키자”며 의기투합을 한 뒤 곧바로 공천 문제를 화제로 올렸다. 박 위원장은 “공천을 힘 있는 몇 사람이 해서는 안 된다.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 의사를 밝혔다. 이에 한 대표는 “한나라당의 결정이 반갑다.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고 완전 국민참여 경선으로 공천혁명을 이뤄내겠다”며 “저희는 (당 대표 선출에서) 모바일 투표를 실시했다. 공천할 때도 모바일 선거를 할 예정”이라고 화답했다. 민주당은 벌써 국민참여 경선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은근히 내세운 것이다.

[채널A 영상] 다정한 덕담 속 팽팽한 긴장감…朴-韓 첫 회동 현장

박 위원장은 내친김에 공직선거법 개정까지 꺼냈다. 그는 “국민경선이 성공적으로 부작용 없이 정착하려면 여야가 한날 동시에 해야 한다”며 “양당이 하루빨리 선거법 개정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경선에서 상대 정당 지지자가 약체 후보를 찍는 ‘역선택’을 우려해서다. 한 대표는 “모바일 투표로는 투표자의 거주지역을 알 수 없다”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보통신법과 선거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 대표는 즉석에서 관련 자료가 담긴 봉투를 배석한 권영세 한나라당 사무총장에게 건넸다.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BBK 문제가 화제에 오르면서 잠시 냉랭해졌다. 한 대표는 “지금 정봉주 씨가 감옥에 있다”며 “소위 정봉주법(공직선거법)이 국회 정치개혁특위에 있는데 2월 국회에서 해결됐으면 한다”고 한나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 위원장은 “검토해 보겠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회동 뒤에는 장외 신경전이 이어졌다. 한나라당에서는 “한 대표가 서류봉투까지 갖고 오는 등 준비를 많이 했더라”면서도 “박 위원장이 국민경선 얘기를 하는 도중에 한 대표가 말을 자른 것은 예의 문제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부잣집에 갔더니 물 한 잔 안 주더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을 찾은 김효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게 “(뇌물수수 혐의로) 너무 검찰에서 시달림을 받았다. 김 수석도 (돈봉투 문제로) 여러 가지로 힘들겠다”며 가시 돋친 말을 건넸다. 김 수석은 “글쎄요. 저는 힘든 것은 별로 없다. (박희태 국회의장 캠프에서) 특별한 역할이 없었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동영상=박근혜-한명숙 첫 회동 “정봉주법 합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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