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탈출곰 ‘꼬마’ 이제부턴 우리 동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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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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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때 처음 들어간 인연으로 복지시설 ‘녹향원’ 의형제 맺어

경기 과천시 막계동 서울동물원의 인기스타 말레이곰 ‘꼬마’(오른쪽)와 아내인 ‘말순이’.
서울동물원 제공
경기 과천시 막계동 서울동물원의 인기스타 말레이곰 ‘꼬마’(오른쪽)와 아내인 ‘말순이’. 서울동물원 제공
“‘꼬마’와 의형제 맺었어요!”

16일 오전 경기 의왕시 청계산에 위치한 사회복지시설 ‘녹향원’ 원생 10명이 경기 과천시 막계동 서울동물원을 찾았다. 지난해 12월 6일 서울동물원을 탈출해 9일 만에 포획된 말레이곰 ‘꼬마’와 의형제를 맺기 위해서다.

녹향원은 불교 사찰인 청계사가 운영하는 정신지체장애아 복지시설. 이들이 꼬마와 의형제를 맺은 것은 꼬마가 탈출했을 때 청계산에서 가장 처음 들른 곳이 녹향원이었기 때문이다. 동물원을 탈출한 꼬마는 첫날 밤 춥고 배고파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불빛을 발견했고 그곳이 원생들이 살고 있는 녹향원이었다.

꼬마가 사라진 후 직원이 꼬마의 발자국을 발견하고는 신고했다. 이후 출동한 수색대 및 동물원 직원들이 이곳에서 9일 동안 수색작업을 펼쳤다. 이러한 인연으로 서울동물원이 녹향원 원생들에게 꼬마와의 의형제 결연을 제안했고, 원생들은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날 원생들은 꼬마와 함께 연상 아내인 ‘말순이’와 기념사진을 찍고 먹이를 주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서울동물원 관계자는 “앞으로 꼬마와 원생들의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동물원을 관할하는 서울시 푸른도시국은 꼬마의 우리가 폐쇄적이라고 판단해 사업비 2억2000만 원을 들여 4월까지 개방형 우리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빽빽한 철창 대신 외부 방사장 형태로 개선하겠다는 것. 우리 안에 나무를 심어 청계산 자연환경과 유사한 공간으로 바꿀 계획이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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