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씨는 유달리 나빴던 컨디션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조한 컨디션의 이유는 따로 있었다. 경기 전 마신 음료수가 문제였다. 일행이 건넨 음료수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인 로라제팜이 들어있었다. 로라제팜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긴장과 불안감을 감소시켜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수면을 유도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석모 씨(61)는 올 1월 평소 알고 지내던 이모 씨(55)와 필리핀행 비행기에 올랐다. 마닐라의 한 골프장에서 석 씨는 이 씨를 통해 합류한 일행 2명과 함께 내기골프를 쳤다. 2명씩 팀을 이뤄 타수를 겨루는 방식이었다. 첫 게임에 걸린 돈은 1인당 1억 원. 게임이 거듭되면서 이 돈은 10억 원, 20억 원으로 늘어났다. 석 씨는 프로골퍼 뺨치는 실력을 갖춘 이 씨와 같은 팀이 돼 승리를 낙관했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이 씨는 OB를 남발했다. 결국 두 사람은 게임마다 패했다. 급기야 석 씨는 50억 원의 차용증을 쓰고 4억2000만 원을 실제로 건넸다. 이 씨 일행이 서로 짜고 친 사기골프에 석 씨가 당한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4년 7월부터 올 3월까지 재력가 15명을 상대로 사기골프를 치거나 해외 사설카지노에서 사기도박을 벌여 약 14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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