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m이글샷…‘한방’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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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2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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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희경, ADT캡스 우승 원동력

서희경(23·하이트)의 4관왕 등극은 극적이었다.

누구의 힘을 빌리지도 않고 스스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선두에 2타 차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서희경은 편애리(19·하이마트)와의 숨 막히는 경쟁에서 확실한 한 방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7번홀까지 둘은 버디도, 보기도 없이 모두 파로 막아냈다. 먼저 기회를 잡은 쪽은 서희경이다. 8번홀(파4)에서 2.5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지루한 파 행진을 마감하고 1타차로 바짝 쫓았다.

편애리도 버디 기회를 맞았지만 10cm가 모자랐다.

기세가 오른 서희경은 9번홀(파4)에서 4관왕 등극을 자축이라도 하듯 90m짜리 샷 이글을 성공시키며 1타차 역전에 성공했다. 52도 웨지로 친 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두 번 튕긴 후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순간 편애리의 표정이 굳어졌고, 서희경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골프에서도 한 방이 필요하다. 한 방이라고 하면 버디 또는 이글이다. 더욱이 긴박한 승부처에서 터지는 버디는 상대에게는 카운트펀치나 다름없다. 0대0의 살얼음 승부에서 터진 짜릿한 홈런 같다. 한번 뒤집힌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건 힘들다. 더 큰 한 방이 필요하다.

그러나 편애리는 마지막 18번홀까지 모든 홀을 파로 끝냈다.

이날 경기에서는 누가 먼저 파 행진을 마감하는지 매우 중요했다. 편애리에게도 기회가 많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반면, 서희경은 기회를 잡았다. 10차례 우승의 경험과 상금여왕, 다승왕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귀포|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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