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증시전망]서브프라임 후폭풍… 움츠릴까

  • 입력 2008년 1월 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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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글로벌 증시는 지난해에 비해 지역별로 더욱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유럽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위험으로 위축되는 데 비해 중국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일부 그래픽 합성.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올해 글로벌 증시는 지난해에 비해 지역별로 더욱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유럽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위험으로 위축되는 데 비해 중국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일부 그래픽 합성.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난해 글로벌 증시의 키워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 ‘중국 과열’이었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꾸준히 상승하던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증시가 서브프라임 사태로 크게 위축된 반면, 중국 증시는 거품 우려가 나올 정도로 급성장했다. 이로써 선진국과 신흥국 간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올해 글로벌 증시 전망을 들여다봤다.

○ 선진 증시, 서브프라임 여파 지속될 듯

“서브프라임 부실에 따른 여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상당수 전문가는 미국과 유럽 증시는 올해 상반기(1∼6월)에도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진을 계속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은 ‘2008년 글로벌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미국의 서브프라임 연체율은 올해 1∼2분기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경기는 올해 상반기가 가장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은 최근 기업 이익이 늘어나고 고용 상황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경기가 바닥을 친 뒤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경제 규모에서 금융,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유럽 증시도 올해 미국과 비슷한 상황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미국의 신용위기가 유럽 증시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 투자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의 2008년 글로벌 증시 전망
지역전망이유
미국“경기 위축으로 상반기 부진 겪은 후 하반기부터 회복세”(대우증권)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 지속
유럽“미국발 위기로 조정 가능성 높아”(대우증권)금융, 부동산 비중 높아 서브프라임 모기지 영향 크게 작용
중국“본토 증시-완만한 상승세”(우리투자증권)
“홍콩 증시-충분한 유동성 바탕으로 상승”(삼성증권)
본토 증시-경제성장에 따른 기업 이익 증가
홍콩 증시-중국 내국인 투자자의 홍콩 투자 허용
자료: 각 증권사

○ 홍콩 증시, 중국 후광효과로 부상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험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선진 증시와 달리 중국 증시는 올해도 쾌속 운항을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비교적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기업이익 증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이 아시아 각국 증시의 상승 여력을 분석한 결과 중국의 향후 3년간 연평균 상승여력은 17.9%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수익률에서 중국을 따라잡을 만한 곳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특히 홍콩 증시가 중국의 후광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삼성증권은 ‘2008년 중국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본토 내국인 투자자의 홍콩 증시 투자를 올해 안에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통해 최소 600억∼1000억 달러(해외 증권사 추산)에서 최대 2000억 달러(중국은행 추산)의 막대한 자금이 홍콩 증시에 유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홍콩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나 홍콩 H지수(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우량기업 주식들의 주가를 산출한 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눈여겨볼 것을 권했다.

물론 중국 증시에도 암초는 있다. 우선 지난해 8∼10월 석 달 연속으로 소비자 물가지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6%를 넘으면서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긴축 정책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 주가 상승도 더뎌질 수밖에 없다.

중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에너지, 은행 업종의 전망이 밝지 않은 것도 부담이다. 삼성증권은 “페트로차이나 등 거대 에너지 기업은 국유기업의 특성상 유가 상승을 그대로 가격에 반영할 수 없고, 은행 업종도 중국 정부의 대출 통제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올해 상하이 종합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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