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카페]‘세계속 한국’에 거는 기대

  • 입력 2007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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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금호대로’… 미국에 ‘삼성로’…

‘12100 Samsung Boulevard(삼성대로).’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시 삼성전자 공장 직원들의 명함에 적힌 주소입니다. 공장 주변을 지나는 오스틴 시민들은 10년이 넘게 ‘삼성로’를 오가고 있는 것이죠.

중국 지린(吉林) 성 창춘(長春) 시에는 최근 ‘금호대로’(사진)가 생겼습니다. 창춘 시는 이 지역에 공장을 둔 금호타이어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금호대로 제막식’을 열어 줬다는군요.

회사 측은 길이 2.5km, 왕복 4차로인 이 도로가 현지 주민에게 ‘금호’ 브랜드를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이 세계인들에게 점차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베트남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하노이 시내로 연결되는 3.7km의 ‘탕롱 대교’는 현지에선 ‘LG다리’로 불린답니다. 중국 후이저우(惠州) 시는 1월 31일을 ‘후이저우 LG의 날’로 정했다는군요.

이러한 노력은 기업 이미지를 높이면서 한국을 알리는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합니다.

2005년 미국 앨라배마 주에 문을 연 현대자동차 공장은 8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사회의 민심을 얻고, 공장 투어를 활성화해 한국의 위상도 높이고 있답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이 ‘글로벌 상생협력’을 튼튼히 하기 위해선 단순한 이름 알리기로는 부족하겠죠. 몇몇 대기업을 제외한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돈만 벌어 가는 기업’의 이미지가 많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저렴한 현지 인력 활용에만 머문 가공수출형 기업이 많았기 때문이죠.

홍창표 KOTRA 민관합동 해외진출기업지원단 컨설턴트는 “투자환경이 단순한 가공수출에서 현지시장 확대로 바뀌는 만큼 현지인의 필요를 반영한 사회공헌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요즘 환경오염이 심각해진 중국에선 포드자동차가 ‘환경후원 프로그램’을 실시해 중국 소비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는군요. 한국 기업들도 좀 더 현지인과 더불어 가는 방법을 모색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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