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 일꾼들’ 지역경제 回生에 다 걸라

  • 입력 2006년 6월 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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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의회를 이끌 새 일꾼들이 뽑혔다. 한결같이 “기업 투자를 지원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해 좋은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약했던 사람들이다. 다짐을 반드시 지켜 지역 경제를 살려주기 바란다. 지역 경제가 살아야 나라도, 국민도 산다.

경제 성장세가 다시 둔화되고 있다. 산업 활동 상승세는 위축됐고 재고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상반기와 같은 가파른 상승세가 하반기엔 유지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 연구기관도 성장 동력(動力) 약화로 성장률이 점차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 경제는 소비 위축과 건설 경기 침체로 더 우울하다.

그렇다고 정책 능력이 형편없는 중앙 정부가 지역 경제를 구석구석 보살펴 줄 것으로는 애당초 기대할 수 없다. ‘전국 균형개발’ ‘혁신도시’ 같은 구호만 요란할 뿐이다. 기업이 활력을 회복해 투자를 늘려야 좋은 일자리가 생기고 소득이 늘어나며 빈부 격차도 완화된다. 하지만 현 정권은 이런 원리를 인정하지 않거나 이해(理解)하지 못했다. 결국 지역 경제는 지방 정부가 챙길 수밖에 없다. 정권과 중앙 정부만 탓하기엔 시간과 민간의 축적된 역량이 아깝다.

특정인을 거론하고 싶지 않지만 손학규 경기도지사 같은 지역 일꾼이 많이 나와야 한다. 손 지사는 2002년 7월 취임 이래 지금까지 105개 외국기업으로부터 138억 달러의 직접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이행률은 60%에 이른다. 사흘 전에도 일본의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 분야 4개 기업과 3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협정을 했다. 이것만으로도 일자리 500개가 새로 생긴다. 손 지사는 4만2000개의 일자리를 낳을 LG필립스의 27조 원 투자도 중국에 빼앗기지 않고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는 “정치는 내가 고수(高手)”라고 했지만 일자리 못 만드는 총리는 국민을 고생시킬 뿐이다.

이석형 전남 함평군수는 자원이 전혀 없는 인구 4만2000여 명의 한적한 시골에서 ‘나비 축제’를 개최해 해마다 300만 명 이상을 불러 모았다. 김흥식 전남 장성군수는 공무원 의식 개혁과 기업 마인드로 10년 사이에 재정자립도를 16%에서 100%로 높였다.

새 단체장들은 이런 전례를 보고 배워야 한다. 남다른 창의와 집념 어린 행동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지방 중소기업의 애로만도 주변에 널려 있다. 그만큼 할 일이 많다. 이번부터 월정 수당을 받게 되는 지방 의원들도 지역 경제 살리기에 앞장섬으로써 ‘밥값’을 해야 한다. 미국 최고의 부자 주(州)인 뉴저지 주는 아무리 소액 투자라도 이를 유치하기 위해 주지사와 장관은 물론이고 의원들까지도 기업인처럼 뛰고 있다.

손 지사는 최근 투자설명회에서 “작년 전국에서 29만9000개의 일자리가 생겼는데 그중 17만5000개가 경기도에서 생겨났다”고 자랑했다. 새 지역 일꾼들도 임기를 마칠 때 이런 자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 경제의 활로는 단체장의 리더십에 크게 달려 있고, 경제 실적은 단체장의 성패를 좌우한다.

중앙 정부도 각종 규제로 국민과 지자체를 괴롭히기만 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의 성공 사례를 본받아 지자체와 민간 부문 지원에 집중하는 정책으로 기조를 바꿔야 한다. 지자체를 견제하려고 권한 싸움이나 벌이는 정부엔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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