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48기 국수전…장기전

  • 입력 2004년 11월 28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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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둑은 무려 307수까지 이어졌다. 둘 다 마지막 초읽기에 몰렸다. 총보를 보면 반상에 빈 자리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보기 드문 치열한 접전이었고 승부 차이도 미세했다.

두 대국자의 첫 공식 대국은 올해 9월에 열린 LG정유배 준결승전. 이창호 9단이 이 바둑을 이겨 결승에 오른 뒤 박영훈 9단을 3 대 0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백 12까지는 오랜만에 보는 포석. 1990년대 중반 중국의 마샤오춘(馬曉春) 9단이 세계 정상급 기사로 활약할 때 이창호 9단과 자주 뒀던 포석이다. 흑 13으로 참고 1도처럼 두면 흠 잡을 데 없는 모범 포석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밋밋한 진행이어서 요즘 프로 기사들의 바둑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흑 13으로 백의 귀를 파고 든 것은 초반부터 상대를 압박해가는 윤준상 3단의 기풍을 엿볼 수 있는 수. 그러나 상대가 이 9단이라 그런지 초반에 서두르는 느낌도 든다.

흑 19로 참고 2도 흑 1로 두는 것은 좋지 않다. 좌변에서 실리를 얻었지만 백 8까지 하변 백 진이 폭넓게 펼쳐진다.

백 22도 정수. 흑에 대한 공격 효과를 높이기 위해 참고 3도 백 1에 젖히면 흑 4가 선수로 들어 귀의 흑이 선수로 살게 된다. 실전과 한 수 차이가 난다. 아직까지 반상이 고요하다. 하변 흑 석 점에 대해 백이 어떻게 공격할지 주목된다.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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