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매화 삼매경'…관습 거부한 서화가 조희룡

  • 입력 2003년 5월 16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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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삼매경/조희룡 지음 한영규 편역/284쪽 7000원 태학사

“나의 대(竹) 그림은 본래 본받은 바가 없고, 내 가슴속의 느낌으로 그렸을 따름이다. 그러나 어찌 스승이 없겠는가? 공산(空山)의 만 그루 대나무가 모두 나의 스승이다.”

서화가 우봉 조희룡(又峰 趙熙龍·1789∼1866)의 문집인 ‘석우망년록’ 등에서 뽑아 묶은 산문집. 스승 김정희는 우봉의 그림에 문기(文氣)가 적다고 못마땅해 했다. 그러나 앞에 소개한 말처럼 우봉은 옛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독자적인 세계를 추구했으며 여러 계층에게서 사랑받는 그림을 그리려 했다. 그런 그의 독특한 정신세계가 짧은 수상들 속에 펼쳐진다.

“사람이 자손이 있으면 그의 부귀복택을 원하지 않는 이가 없다. 그런데도 유독 시문(詩文)에서는 달콤한 속기가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길을 나누어, 욕망을 각각 극도로 충족시키려는 것이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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