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뮌헨 세계 미술메카 꿈 두둥실

  • 입력 2002년 9월 23일 17시 31분


‘현대미술 파나코텍’은 통일독일의 문화적 자존심이다. 뮌헨-유윤종 기자
‘현대미술 파나코텍’은 통일독일의 문화적 자존심이다. 뮌헨-유윤종 기자
독일 바이에른주의 수도이자 ‘독일 문화의 수도’로 자처해온 뮌헨시에 새로운 ‘문화적 경사’가 생겼다.

지난 16일 뮌헨 중심가의 피나코텍(미술관)지역에서는 독일연방대통령 요하네스 라우 부부와 바이에른 주총리 에드문트 슈토이버, 독일문화장관 한스 체에트마이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3의 피나코텍인 ‘현대미술 피나코텍’(Pinakothek der Moderne) 개관식이 열렸다. 이 미술관의 개관으로 피나코텍 지역은 1836년 개관한 ‘구(舊·Alte) 피나코텍’, 1853년 개관한 ‘신(新·Neue) 피나코텍’ 등 3개의 미술관이 집결한 ‘미술관 복합지역’의 위용을 갖추게 됐다.

새로 문을 연 현대미술 피나코텍은 1만2000㎡의 면적에 40만여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방대한 규모의 미술관. 1996년 공사를 시작해 1억 2100만 유로 (약 1500억원)의 자금이 소요됐다. 국가가 문화시설에 필요한 모든 자금을 조달해온 유럽적인 전통에서 벗어나 지역유지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조성해 전체 비용의 약 10%를 댔다.

개관식에 참석한 라인홀트 바음슈타크 장관과 에드문트 슈토이버 주 총리(왼쪽부터) 뮌헨-유윤종기자

피나코텍측은 건물 입구에 각인한 ‘공헌자’ 명단의 가장 윗줄에 ‘뮌헨 시민들’을 올려놓는 한편 개관 이튿날인 17일부터 1주일동안 전 공간을 무료 개방함으로써 시민들의 협조에 감사를 표시했다.

인접한 세 개 블록을 나란히 차지한 세 개의 피나코텍은 각각 시대별로 다른 전시물을 선보인다. 가장 앞서 문을 연 ‘구 피나코텍’은 중세에서 18세기까지의 미술품을, ‘신 피나코텍’은 프랑스 인상파 회화를 중심으로 한 19세기 미술품을 전시중이다. 새로 문을 연 ‘현대미술 피나코텍’은 20세기 초반 칸딘스키를 중심으로 독일에서 일어난 ‘청기사 운동’의 대표작품을 비롯, 비디오 아트와 상업디자인에 이르는 20세기 시각예술의 성과를 집대성하고 있다.

전시작품은 피카소의 ‘화가와 모델’, 달리의 ‘욕망의 수수께끼’, 클레 ‘어둠속의 배’ 등 현대 미술의 대표작들을 두루 갖추고 있어 공간의 규모에서뿐만 아니라 전시물의 수준에 있어서도 유럽 정상권임을 보여준다. 뮌헨은 이미 이 피나코텍 지역 이외에도 시립 렌바흐 갤러리, 주립 현대미술의 집 등을 보유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독일어권 시각예술의 중심지로 입지를 굳히게 됐다. 미술관측은 “현대미술 피나코텍 1개 건물만으로도 뉴욕 런던 등의 현대미술관 규모를 능가하는 최대의 시설을 갖췄다”고 자랑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슈토이버 바이에른 주총리도 “이제 뮌헨은 런던 파리 뉴욕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미술의 중심지가 됐다”고 선언함으로써 자부심을 표현했다. 독일통일 이전 한때 프로이센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독일의 맹주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바이에른은 그동안 베를린을 중심으로 한 북부지역과 은근한 자존심 대결을 펼쳐 왔다.

뮌헨〓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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