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과학]"나와 닮은 사람 더 믿는다"

  • 입력 2002년 7월 21일 17시 57분


사람들은 자신(왼쪽)의 얼굴과 모르는 사람(오른쪽)의 얼굴을 합성한 인물(가운데)에 호감을 나타냈다. /사진제공 캐나다 맥매스터대
사람들은 자신(왼쪽)의 얼굴과 모르는 사람(오른쪽)의 얼굴을 합성한 인물(가운데)에 호감을 나타냈다. /사진제공 캐나다 맥매스터대
인간은 자신과 닮은 사람을 더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맥매스터대학의 리사 드브륀느 박사는 사람들에게 여러 얼굴을 보여주면서 신뢰가 가는 얼굴을 선택하도록 한 결과, 자신의 얼굴과 다른 사람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의 인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왕립학회보 최근호에서 밝혔다.

연구팀은 자원자를 대상으로 컴퓨터 모니터로 16명의 얼굴 사진을 보여주면서 상대를 믿지 못할 경우에는 적은 돈을 똑같이 나누고, 믿음이 가면 상대에게 돈을 맡기고 나중에 더 큰 이익을 얻는 게임을 실시했다. 모니터에 나타나는 인물들은 게임에 참여한 사람의 얼굴과 전혀 모르는 얼굴을 합성했거나 아예 모르는 사람들의 얼굴을 합성한 것이었다. 실험 결과 사람들은 게임의 3분의 2이상에서 자신의 얼굴로 합성한 인물에게 신뢰를 나타냈다. 누구도 자신이 선택한 인물이 자신과 다른 사람의 얼굴을 합성한 것임을 눈치채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단지 낯이 익은 얼굴을 선호하기 때문에 나온 것인지 알기 위해 유명 영화배우들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함께 보여줬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자신과 닮은 사람은 친족일 가능성이 높다. 드브린느 박사는 “진화과정에서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을 도움으로써 자신의 유전자가 후손에게 전달될 가능성을 높이는 ‘친족선택’이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완 동아사이언스 기자 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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