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인물]강남연세흉부외과 김혜균 원장

  • 입력 2002년 5월 19일 17시 46분


“1년 뒤엔 혈관과 관련된 모든 질환을 보는 혈관전문병원을 만들고, 3년 뒤엔 국내 최고의 심장혈관전문병원으로 변신해서 24시간 흉부외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환자 위주의 병원을 선보일 겁니다.”

최근 서울 강남연세흉부외과를 개원한 김해균 원장(45·전 연세대의대 교수·사진)은 국내 처음으로 ‘흉부외과’ 간판을 걸고 개원한 흉부외과 전문의다.

김원장은 “후배 의사들은 흉부외과가 고생만 하고 개원도 못한다는 점 때문에 지원을 기피하는데 우리 과도 개원할 수 있다는 점을 보이기 위해 모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폐 심장 혈관 등의 질환을 치료하는 흉부외과의 원래 명칭은 ‘흉부심장혈관외과’이지만 ‘흉부외과’란 간판을 걸고 나니 손이나 다리에 긁혀 생긴 상처를 치료받기 위해 오는 환자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사람들이 흉부외과를 ‘흉한 상처’를 치료하는 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김 원장은 1983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후 97년 스승인 이두연 교수와 함께 국내 최초로 폐이식 수술에 성공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김 원장이 대학병원에 있을 때 주진료 과목은 혈관질환분야. 적정 진료를 위해 외래 환자를 하루에 5∼10명 밖에 보지 않아 환자 중에는 전날 오후 10시경에 병원을 찾아와 매트리스를 깔고 모기에 뜯기며 밤을 지샌 이도 상당수였다. 김 원장은 “개원하면서 환자는 더 좋은 환경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이젠 내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병원경영에 신경을 써야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며 웃었다.

강남연세흉부외과는 당분간은 다리 부위에 혈관이 보기 흉하게 툭 튀어나온 질환인 정맥류만을 치료하게 된다. 김원장은 지금까지 3000여명 이상의 정맥류 환자를 치료했으며 국내에선 처음으로 레이저 수술을 시도해 환자를 외래에서 국소마취로만 간단히 치료받게 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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