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부동산]달아오른 부동산 경기 웬만해선 막을수없다

  • 입력 2002년 3월 19일 17시 22분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경칩을 전후해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발표된 3월 6일이 경칩이었다. 우연일 수도 있지만 정부가 부동산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한 날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정부의 의도가 어떻든 주택 실수요자와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의 관심사는 이번에 발표된 대책이 과열된 주택 시장에 실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선 분양권 전매 제한은 분양권 시장의 과열을 식히고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을 노린 ‘묻지마 청약’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이 견고해 분양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거나 미분양이 속출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서울지역의 분양권 시장은 소형 평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형평형과 대형평형으로 양극화할 것으로 보이며 서울 분양 시장이 다소 위축됨으로써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분양 시장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투기 세력이 취급할 수 있는 아파트 물량을 최소화시키는 것은 무주택 서민의 피해를 가능한 한 줄이겠다는 의도다. ‘떴다방’ 같은 투기 세력이 여러 채를 한꺼번에 분양 받아 호가를 올리고, 프리미엄을 올리는 가격 조작은 어려워질 것이다. 하지만 투기꾼들이 무주택자의 명의를 사들여 분양에 나서는 등 이면거래가 성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정책의 면면을 살펴보면 단기적으로 투기를 억제하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인 실효는 의문. 다시 말해 주택 시장의 호경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서울부터 분양권 전매가 금지될 예정이지만 기타 지역에서는 집값의 40%만 있으면 막대한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어 인기 지역 아파트에 대한 전매 수요는 여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유니에셋에서 전문가에게 설문조사한 결과를 봐도 건설경기의 상승세는 올 하반기까지 이어지리라는 전망이 64.5%를 차지했다. 또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의 효과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7.1% 가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의 활황세는 은행권의 저금리 탓이라고 단언해도 과언은 아니다. 따라서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는 한 웬만한 시장 안정 대책은 실효를 거두기가 어렵다.

아직은 금리가 지나치게 낮고 서울 지역의 주택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올해에도 주택 시장을 위주로 한 부동산 시장의 호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석건 유니에셋 전무

oskland@uniass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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