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사업 성공엔 낙하산인사 배제 중요”…한찬규씨 논문

  • 입력 2002년 3월 6일 21시 08분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원 마련을 위해 앞다퉈 추진하고 있는 민관공동출자사업(제3섹터)이 성공하려면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6일 한찬규(韓燦奎)씨의 경북대 행정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경북지역 지방정부의 제3섹터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지자체와 민간인이 함께 추진하는 사업의 상당수가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돼 예산만 낭비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의 민관공동출자회사는 8개 지방공사와 29개 주식회사 등 모두 37개. 이 중 92년 문경시가 37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문경도시개발공사는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혔다.

문경도시개발공사는 95년 사과를 이용한 과자를 생산했으나 96년 생산을 중단한 뒤 해체됐다. 치밀한 시장조사와 유통망 확보 없이 성급하게 공장부터 지어 실패를 초래했다는 것.

또 경북도는 북부지역 개발촉진지구에 3조2000억원의 민자를 유치할 계획이나 지난해까지 유치한 민간자본은 605억원으로 당초 계획의 1.9%에 그치고 있다.

86년부터 지정된 경북지역 71개 관광농원도 그동안 23곳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으며 남아있는 48곳 중 11곳은 제대로 영업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94년 설립된 경북통상(주)는 99년부터 흑자를 기록하면서 지역농산물 수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운영이 어려웠던 구미수출원예공사도 지난해부터 6억원 가량 흑자를 내고 있다.

한씨는 “모범사례로 꼽힌 회사들은 지자체의 낙하산 인사 대신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적극적인 영업전략을 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민관공동출자회사의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사의 투명성과 자립경영을 보장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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