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욕 싫어! 트리플 크라운 좋아!

  • 입력 2002년 2월 15일 18시 48분


루키 시즌: 최악의 슬램덩크 챔피언, The King of Garbage Time, 플레이오프 에어볼 망신

프로 2년차: 과대 포장된 서부 올스타 주전 슈팅 가드

프로 3년차: 스퍼스를 상대가 그가 한 것은? 클러치 슈팅 실패들.

프로 4년차: 우승. 그러나 결혼을 이유로 미국 국가 대표팀 선발을 거절.

프로 5년차: 스톤콜드 vs 더 락! 과 같은 멋진 대립은 팀 메이트 사이에선 필요 없었다.

Kobe Bryant(올시즌 평균 26.2 득점, 5.7 어시스트, 5.6 리바운드, 1.55 스틸, 2.68 실책)

그 동안 참 욕도 많이 먹었다. 언론이 띄워주는 그 이면에서 이 선수처럼 비난 받고 욕먹었던 선수는 실로 참 오랜만 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누구도 Kobe를 욕할 수 없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가 받았던 2002년 NBA 올스타전 MVP 트로피는 지난 97년 슬램덩크 컴피티션 MVP 트로피에 이어 그가 받은 사상 두 번째 NBA 트로피였다. 선수 소개 때부터 필리 고향 팬들로부터 열화(?)와 같은 야유를 받으며 가슴 아파했던 불행 남. Kobe 는 경기 전, 이런 암시를 했다고 한다. 'MVP 는.. 내가 먹는다.' 라고. 이 말을 들은 팀 메이트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경기에 나섰다고 하고. 하여간 그의 첫 번째 트로피가 그의 이름을 농구 팬들에게 알렸다면, 그의 두 번째 트로피는 리그 최고의 선수 자리에 그의 이름을 확고히 올릴 기회를 의미하는 것 일지도 모른다.

Kobe 의 지난 몇 일간은 프로에 데뷔한 이래, 1996년 NBA 드래프트가 있던 날과 우승 달성 순간을 제외하고, 가장 기뻤던 순간들이 아닐까 싶다. 지난 2월 11일, 그는 51번째 NBA 올스타전 MVP 가 되었으며, 그로부터 2일 후에는 Micheal Jordan 과의 생애 일곱 번째 맞대결(두 번의 올스타전 포함)을 펼쳐 시즌 첫 번째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며 Shaquille O'neal 이 빠진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 날은 그가 팀의 주역이 되어 MJ 의 팀을 꺾은 첫 번째 날이기도 했다.(올스타 전은 빼자.)

이 날 경기에서 단연 최고의 관심사는 사상 최초로 맞짱을 뜨게 된 은사 Phil Jackson 과 최고의 제자 Michael Jordan 사이의 야릇한 관계였는데, Kobe 가 이 날 모든 스팟라이트를 자기 몫으로 빼앗아 버린 셈이다.

비난은 이제 그만! 이젠 O'neal 이랑도 친하게 지낸다구.

Kobe 는 올 시즌 자신의 커리어에 있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SHAQ의 발가락 부상 재발은 둘째 치더라도 불스에게 시즌 싹슬이 패배를 당했고,(SHAQ 가 레이커스로 이적한 이후 두 시즌동안 MJ 에게 조차 당하지 않았던 정규 시즌 싹쓸이였다.) 루키 파워가 득세하고 있는 서부 꼴찌 멤피스 그리즐리스에게 패하는 등 레이커스는 지난 전반기 동안 다소 안정적이지 못한 행보를 걷고 있는 듯 싶었지만, 어쨌든 괜찮다. 현재 디비전 라이벌 새크라멘토 킹스의 뒤를 이어 리그 전체 2위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니까.

지난 1월 15일, Kobe 는 그리즐리스를 상대로 자신의 한 경기 역대 최다 득점인 56득점을 뽑아냈다. 더욱 놀라운 것은 56득점이 만들어지기까지 단 34분의 출전 시간과 단 2분의 휴식만이 필요했다는 점이다. Kobe 는 4쿼터에 뛸 필요가 없었고 뛰지도 않았다.

Phil Jackson 이 레이커스를 맡았던 지난 99-00 시즌 이후, 레이커스는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단 한 번도 3연패를 당해본 적이 없었으나 올 시즌엔 벌써 네 번의 3연패 위기를 맞았던 바 있다. 물론, '젠 마스터'가 이끄는 레이커스는 아직도 3연패를 당해보지 않았다. Kobe Bryant 는 레이커스의 3연패 위기를 끊어야 했던 지난 네 경기 동안 평균 31득점, 7 어시스트, 3.5 리바운드 그리고 52% 의 필드골 성공률과 97%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하며 번번히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던 바 있다. 그리고 그 중 두 경기에서는 SHAQ 가 함께 하지 못했다.

현재 리그에서 Kobe 와 어깨를 견줄만한 스코어링 가드/포워드를 꼽으라면 Vince Carter, Paul Pierce, Ray Allen 등 다 제껴두고 가차없이 올랜도 매직의 Tracy McGrady 를 꼽겠다. 이유는 단 하나. 두 선수 모두 공수 양면에서 리그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 시점에선 Kobe 가 일단 앞서나가는 게 사실이다. T-Mac 은 아직 Kobe 만큼의 플로어 리더로서의 능력, 그리고 후반 해결사로서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니까. (충/분/히)

잠시 여기서 올시즌의 Kobe 를 갈궈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흠 무엇이 좋을까? 28% 의 3점슛 성공률! 확실히 리그 엘리트 슈팅 가드의 숫자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공격 루트에서 3점슛의 비중은 매우 적은 것이고, 시도 횟수 조차 많지 않다는 점, 그리고 팀 내에서 3점에 능한 두 명의 포인트 가드의 존재, 미들 점퍼를 중시하는 트라이앵글 오펜스의 특성 등등이 조금 마음에 걸린다.

그럼 또 뭐가 있을까.. 두 번의 불스전 포함, '몇' 차례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그의 클러치 능력?! 흠.. 분명 좋은 생각이긴 한데, 82경기 내내 완벽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선수가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게 역시 조금 마음에 걸린다. MJ? 가끔은 그도 경기를 망칠 때가 있었다.(올 시즌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

그 외에 또? 어시스트 숫자가 Jason Kidd 에 비해 모자란다? 리바운드 숫자가 Ben Wallace 에 비해 모자란다? Steve Nash 만큼 헤어 스타일이 예쁘지 못하다? 장난은 그만 두자.

지난 시즌만 해도 SHAQ 와 은연 중의 암투를 벌이며, 득점에 목 매다는 듯 보였던 그의 모습은 분명 '안티 코비' 를 외치는 라이터나 팬들에게 훌륭한 안주거리가 될 수 있었고 필자 역시 인정하는 바이다. 서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Kobe 는 또 매년 욕먹을 짓들을 해온 것 역시 사실이고. 그러나 솔직히 말해 이번 시즌의 Kobe 는 욕먹을 건덕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만큼 올해의 Kobe 는 완벽에 가까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라는 얘기다. 결정적으로 올 해엔 SHAQ 와 너무나 사이가 좋다.

트리플 크라운?

우리는 사실 아까운 역사의 현장을 작년 6월 NBA 파이널에서 놓쳐버렸던 바 있다. 그 것이 뭔고 하면, 사상 최초의 2시즌 연속 트리플 크라운(올스타전+정규 시즌+파이널)의 탄생! 지 지난 시즌, SHAQ 가 이를 해냈고, 바로 지난 시즌엔 The Answer 가 이에 도전했지만, SHAQ 가 이를 허락하지 않았던 게 큰 아쉬움이었다.

그럼 우리는 올해 또 한 명의 트리플 크라운이 탄생하는 걸 볼 수 있을까?

우리는 '시즌 중반까지의 리그 MVP 는 단연 뉴저지 네츠의 Jason Kidd 이다'라는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여기에 노익장을 과시하며 이 시대 중년 남성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놀랍게도 이는, 설 연휴 기간 중에 알게 된 사실이다.) MJ 가 기자들로부터 받게 될 지원! Tim 'Mr.기본기' Duncan, Kevin Garnett 등등 현 시점에선 아직 답을 내릴 수 없는 게 2002 시즌의 정규 시즌 MVP다.

Kobe 가 이 싸움에 가세할 수 있을까? 대답은 'Yes' 이다. MVP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야 한다는 점. 지난 전반기에서의 Kobe 는 이 점이 다소 부족했다. 그러나, 지난 몇 일간의 업적(?)을 발판으로 탄력 받은 Kobe 는 이제 언론으로부터 보다 많은 스팟라이트를 받게 될 것이다.

SHAQ 는 발가락 부상에 헤매고 있고 이미 팀의 기세는 Kobe 에게로 넘어온 상태. 레이커스가 킹스를 제치고 서부 컨퍼런스 정규 시즌 패권을 먹는다면 Kobe 는 현 시점보다 더 많은 표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거다. Kidd 의 활약은 정말 놀라운 것이지만, 문제는 네츠가 아직은 동부의 확고한 최강이라 말하기엔 다소 섣부른 감이 있다는 점. 그 이유는? 슬슬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식서스, 호네츠, 히트와 다시 상승세를 피스톤스 등에 의해 동부 컨퍼런스의 판도는 전반기와는 다소 다른 양상으로 치닫고 있음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지난 13번의 시즌 동안 단 한 번을 제외하곤 정규 시즌 MVP 자리는 양 컨퍼런스 최고 승률 팀 선수의 몫이었다. 깔끔한 정리가 될 수 있었던 이 자료를 방해한 건 다름아닌 93-94 시즌의 Hakeem Olajuwon 이었다. 하여간, 결론인 즉, Kobe 가 팀을 서부 컨퍼런스 선두 자리에 올려놓을 수만 있다면 매우 경쟁력 있는 MVP '후보' 자격을 갖출 수 있게 될 수 있으리라는 얘기다.

트리플 크라운에 대해 얘기하는데, 뭔가 하나 빠진 느낌이 든다. 파이널 MVP? 그래, 과연 레이커스가 리그 3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까? 확률상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럼 Kobe 가 파이널 MVP 를 차지할 수 있을까? 글쎄..그 대답은 SHAQ 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게 아닐까..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지난 두 번의 NBA 파이널에서 통용되었던 법칙.

'Kobe 가 못하면 팀도 진다.'

트리플 크라운이라.. 필자가 다소 오바(!)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욕먹을 건덕지를 늘 남겨왔던 그의 지난 5시즌과 비교해 이번 시즌은 분명 다르다라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이제는 그 결과가 궁금할 뿐이고, 트리플 크라운…?

사실 못할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분명 어려운 일이니까. 그러나 이것 한 가지는 확실해 보인다. 2001-2002 시즌 종료 후 선정되는 ALL NBA First Team 의 두 가드 자리 중 한 자리는 이미 그의 몫이라는 사실 말이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