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업그레이드 아파트'시대 개막

  • 입력 2002년 2월 7일 17시 38분


이은우 기자
이은우 기자
‘오래될수록 값이 오르는 것은 골동품과 아파트밖에 없다.’

오래 되어서 낡을수록 값이 오르다니…. 아파트값이 무작정 오르는 현상을 골동품에 빗댄 우스갯소리다.

그러나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오랫동안 통해온 말이다.

상품은 오래돼 낡고 손상되면 값어치가 떨어진다. 그러나 한국의 아파트는 좀 다르다. 낡아도 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재건축을 하기 어려운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더욱 별난 것은 새 아파트와 낡은 아파트의 가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다. 주택이 절대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물가가 꾸준히 오른 탓도 있다. 그러나 오래된 아파트가 한국에서만큼 대접받는 현상은 세계적으로 드물다.

여기에는 분양가 규제가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새로 나온 상품이 높은 값에 거래되려면 품질이 이전 것들보다 좋아야 한다. 그러면 이미 팔린 옛 상품은 시세가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분양가 규제는 좋은 품질의 아파트 공급을 막았고 새 아파트와 오래된 아파트의 가격차가 벌어질 수 없도록 작용했다.

이제는 달라졌다. 98년 분양가가 자율화되면서 기존 아파트와는 ‘차원’이 다른 아파트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요즘 분양하고 있는 모델하우스에 한 번만 들러보면 이런 변화를 쉽게 알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양가 자율화 직후 분양된 아파트가 한두 곳씩 입주를 하고 있다. 품질이 완전히 달라진 아파트를 이제 소비자들이 눈으로 몸으로 확인하기 시작한 셈이다. 입주해 살아 보면 새 아파트와 헌 아파트의 가치 차이를 직접 느끼게 될 것이다. 이는 시세에 반영된다.

2002년은 새 아파트와 오래된 아파트의 가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는 첫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분양가 자율화 이후 분양한 아파트는 아직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하지 않았다.

따라서 ‘새 아파트 프리미엄’을 느끼지 못하는 수요자가 대부분이다.

새 아파트의 값어치를 다른 사람보다 먼저 알아채는 것도 재테크 성공 비결이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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