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대주주 지분 매매 알면 주가 보인다"

  • 입력 2001년 11월 18일 18시 31분


코스닥기업인 경방기계의 이중홍 회장은 지난해 2월부터 올 5월까지 6차례 보유 주식을 장내에서 매도했다. 이 회장이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올린 주가 수익률은 221.62%. 코스닥지수 대비 수익률은 344.29%에 달했다.

이 회장이 주식을 팔아치운 뒤 해당 종목의 주가는 3개월 후에 평균 46.34% 떨어졌다. 대주주의 주식 매도로 주가가 하락했는지, 주가 하락 전에 대주주가 팔아치웠는지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일 수 있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훌륭한’ 매매를 한 셈이 됐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같은 사정을 제대로 알 리가 없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움직임에 귀를 쫑긋 세우면서도 대주주 및 주요주주의 움직임은 일일이 거래 동향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신경을 쓴다해도 주요주주의 지분변동은 매매한 날의 다음달 10일까지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도록 되어 있어 개인투자자들은 대부분 한달 뒤 관련정보를 얻는다.

그렇다고 내부자 거래정보를 무시해선 곤란하다. 내부자의 거래정보는 내부자가 어느 누구보다도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매매 동향은 중요한 투자판단의 지표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한달 뒤의 정보를 어떻게 투자에 활용하느냐는 점.

9월부터 국내 최초로 내부자거래분석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아이스코어(www.iscore.co.kr)의 최형욱 사장은 “비록 뒤늦은 정보지만 몇 차례 축적된 정보를 보면 대주주가 사거나 판 뒤 3개월후 주가 움직임이 어땠는지가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말했다.

즉 주요주주의 매매 현황을 3개월 이상 장기투자시 꼭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아이스코어는 주요주주가 사거나 팔 때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상관 정도를 매수 매도점수로 보여주고 있어 참고할 만하다. 매도스코어가 높다면 주요 주주가 고가에 판 뒤에는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기업 펀더멘털이나 기술적 지표상 특별한 징후가 없는데도 주가가 변동이 심하다면 주요주주의 매매동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의 전진수 대리는 “최저가 근처에서 내부자 집중 매도시 기업 내부의 미공개 정보중 기업의 경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으며 최고가 근처에서 사들일 때는 긍정적인 정보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등에서는 투자 종목을 고른 뒤 투자하기 전 반드시 내부자 거래움직임과 주가동향을 투자 보조지표로 활용하고 있으나 국내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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