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cer report]공격라인도 전문화 필요하다

  • 입력 2001년 11월 14일 18시 39분


최근 열린 세네갈, 크로아티아와의 세차례 평가전을 통해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대표팀의 고질적인 수비 문제점을 해결하려 엄청난 노력을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볼을 뺏기자 마자 스트라이커가 압박을 가하고 이어 미드필드진과 수비라인이 유기적으로 움직여 항상 숫적인 우세를 점하려는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다. 그리고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를 맞아 큰 흔들림없이 잘 버텼다. 특히 크로아티아와의 2차전 후반 17분에 보리스 지브코비치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뒤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은 점이 돋보였다.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있지만 강팀을 맞아서도 위축되지 않는 플레이를 펼친 것은 큰 수확이었다.

수비가 안정된데 비해 공격력이 다소 떨어졌다. 골을 낚아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내면서도 마무리가 잘 되지 않았다. 또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스피드가 상대수비에 비해 뒤졌고 패스의 정확성도 떨어졌다. 미드필드에서 짧게 이어지는 패스도 상당히 세밀해졌지만 어이없이 볼을 뺏기는 현상도 아직 개선되지 않았다. 속공으로 상대 골문을 파고들 때 2선에서 받쳐주는 플레이도 아직 엉성했다.

골결정력 부재의 문제점은 선수들이 자라온 환경에서도 기인한다. 그동안 코치나 감독이 시키는대로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이런 현상이 고착화되다보니 기본적으로 강팀을 만났을 때 자신감이 떨어진다. 온몸을 던지며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자세가 필요하다.

공격라인의 전문화도 필요하다. 이제 스트라이커로서 기본 자질을 갖춘 선수들이 어느 정도 추려졌으니 이들을 위주로 한 세트플레이를 개발해 지속적인 반복훈련으로 골결정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이번 평가전을 통해 어느 정도 세대교체가 이뤄진 점도 성과였다. 노장과 신예의 조화도 중요하지만 세계축구의 흐름은 스피드와 파워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쪽으로 가고 있다. 이천수 최태욱 송종국 등 신세대들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고 이들에게 더욱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필요가 있다.

허정무/본보 축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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