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다음엔 세균무기?” 떨고있는 USA

  • 입력 2001년 9월 26일 18시 32분


【9.11 뉴욕테러가 발생한 지 보름.그동안 미국인들은 무너진 건물을 복구하고 인명 구조에 땀을 흘렸다. 한편으론 엽기적인 테러 여파로 공포의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지금은 테러리스트들이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지도 모른다는 ‘제2의 테러’공포에 휩싸여 있다. 테러 그후, 충격속의 미국인들의 모습을 알아본다.】

두대의 제트기가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하고 난 지 몇 분 후 뉴욕주 스코티아에 있는 군사기지에서 22명의 정예병사들에게 현장으로 출동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테러리스트들이 치명적인 세균이나 화학물질을 공기 중에 살포하지 않았는지 조사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였다.

조사결과 생화학 무기가 사용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전역의 민간인 방어체제가 가장 무서운 대량살상 무기인 세균 무기에 대항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 본토의 안전을 담당하는 장관을 임명하겠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민간인 생물방어학센터의 타라 오툴 박사는 이번 사건에서 응급 구조대원들이 훌륭한 활동을 보여주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한꺼번에 복잡한 생화학 치료를 실시해야 하는 병원 시스템에 대해서는 한 번도 제대로 된 시험이 이루어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생물학 무기의 공격을 정기적으로 확인할 방법도 없다. 당국은 보기 드문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났다는 의사들의 보고서가 있을 경우 조사하고 있을 뿐이다. 미국 질병 통제 및 예방센터가 11일 전국의 공중보건 담당자들에게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보기 드문 질병의 발생이나 환자 숫자의 증가 여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라”는 경보를 발령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의료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법도 그리 적절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세균에 감염되고 나서 수일 내지 수주일 후에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때가 되면 치료법이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화학무기의 위협은 얼마나 심각한 걸까. 현재로서는 위협이 그리 크지 않다고 간주되고 있다. 생물학 무기의 제조와 사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에 일본의 옴 진리교가 수백명을 죽일 생각으로 도쿄 일대에 세균을 뿌렸지만 이로 인해 부상하거나 죽은 사람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기술 발전과 지식의 확산으로 인해 일부 불량국가나 테러 단체가 세균무기를 성공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워싱턴의 몬테레이국제학연구소에서 세균무기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조너선 터커 박사는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이번 테러가 매우 치밀하게 준비된 것으로 보아 테러리스트들이 불량국가나 과학자들의 지원을 받는다면 “기술적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임 행정부는 국내외에서 미국인들에 대한 테러가 잇따르자 민간인 방어체제를 구축하자는 대규모 캠페인을 간헐적으로 벌였다. 이 캠페인의 가장 큰 성과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약품과 백신을 비축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존스홉킨스대의 오툴 박사는 이 약품과 백신이 사용될 위험이 가장 큰 50종의 세균 중 겨우 20여종에만 효과를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뉴욕시의 응급 관리국 국장을 지낸 제롬 하워는 대부분의 주에서 세균무기 대처방법에 대해 아예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생물학적 무기가 사용되는 경우 그 사실이 알려지는 것은 며칠 후가 될 것이므로 지금의 응급구조시스템은 거의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2001/09/23/national/23GERM.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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