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침대머리 창쪽으로, 주방은 북향 좋아"

  • 입력 2001년 9월 19일 19시 15분


《최근 인테리어에 ‘풍수’ 개념을 접목한 풍수인테리어 붐이 일고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나 인테리어 업체의 풍수인테리어 강좌는 주부들로 초만원. 관련 서적도 쏟아진다.

 풍수인테리어를 제대로 하자면 집터 고르기부터 다시 해야겠지만 가구의 위치를 바꾸거나 소품을 들여놓는 것만으로도 ‘따라잡기’ 정도는 가능하다. 풍수 및 기(氣)인테리어 전문가 이성준씨가 권하는 손쉽게 할 수 있는 풍수인테리어.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 소품 : 가을은 겨울을 앞두고 기가 ‘수축’되는 계절. 거실에 잎이 무성하고 잘 자라는 화분을 둬 ‘확장’의 개념으로 상쇄,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 정물화를 걸 때도 연두색, 푸른색, 녹색 톤이 주조를 이루는 풍성한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

- 현관 : 집의 첫인상을 결정하고외부의 활기찬 기운이 들어오는 곳이므로 태양광과 비슷하도록 최대한 조명을 밝게 한다. 현관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내부에 거울이나 유리가 있으면 다른 곳으로 옮긴다. 기가 반사돼 되돌아갈 수 있기 때문. 우산이나 구두주걱 등을 현관 벽에 기대어두지 않는다.

- 거실 : 산만하지 않게 가구와 장식품은 가급적 줄인다. 소파는 ‘ㄱ’자 형태로 배치해야 한다. ‘一’자형으로 두면 가족들이 나란히 앉아 TV만 보다 잠자리에 들기 십상이다. TV나 에어컨 등 전자제품은 모서리에 배치해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뻐꾸기 시계나 박제된 동물머리 등 튀어나온 소품을 벽에 걸지 않는다.

- 욕실 : 변기는 출입문에서 멀수록 좋다. 침실용 화장실은 해로우니 항상 문을 닫아두고 화장실 문 옆에 난초를 놓거나 문 정면에 붉은 꽃 그림을 걸어 나쁜 기운을 차단해준다. 화장실 입구와 침대가 일직선상에 있으면 남성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 주방 : 복잡하고 무질서하면 가족들의 건강을 해치기 쉽다. 식기는 가능한 한 주방가구 안에 보관하고, 냉장고에도 너무 많은 음식이 쌓이지 않도록 한다. 특히 주방용 칼 등 날카로운 기구는 나쁜 기를 발산하고 보기에도 흉해 반드시 수납한다. 주방은 북향이 좋지만 찬 기운을 막기 위해 창의 크기를 작게 한다.

- 침실 : 침대를 벽에 붙이지 않도록 하고 머리 방향은 창문 쪽으로 한다. 어쩔 수 없이 창문과 나란히 침대를 놓아야 한다면 창에서 떼어두고 그 공간에 화분이나 조명기구를 놓는다. 어느 방이나 출입문과 먼 쪽의 기가 세기 때문에 문에서 먼 곳에 남편의 잠자리를 둔다.

- 아이방 : 현관을 중심으로 아들은 동쪽, 딸은 서쪽에 방을 마련해준다. 책상은 남쪽보다는 차갑고 이지적인 기운이 강한 북쪽을 보도록 배치한다. 방문에 그네를 매어두는 것은 기의 흐름을 차단하기 때문에 떼야 한다.

◆ 8방위 측정법

 풍수인테리어의 기본은 집의 방위를 살피는 일. 아무리 “안방은 남동쪽이 길하다” “부엌은 동쪽이 좋다”고 해도 방위를 모르면 말짱 헛일이다.

 풍수인테리어 전문가 이상인씨가 소개하는 ‘8방위 측정법’.

 먼저 집의 무게중심을 찾아야 한다. 아파트나 빌라 등은 전용공간, 단독주택은 마당 창고 차고 등을 뺀 실제 거주공간 만으로 평면도를 그린다. 이 평면도를 두꺼운 종이에 오려 붙인 뒤 송곳이나 볼펜 등 뾰족한 끝 위에 올려놓고 균형이 잡히는 지점을 찾으면 이곳이 중심점이자 행운의 공간.

 실제 중심점에 평면도, 그 위에 다시 나침반을 올려놓는다. 붉은 침이 가리키는 방향이 정북(正北). 각도계를 이용해 좌우로 각각 15도를 표시하면 중심점과 30도를 이루는 삼각형이 생기는데 이 영역이 북쪽이다. 동 서 남쪽도 같은 방법으로 찾는다. 북동 남동 남서 북서는 두 방위 사이의 60도 공간이다. 흔히 베란다로 통하는 거실 창문이 남쪽으로 나있으면 남향, 동쪽이면 동향이라고 부른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 풍수 인테리어 믿을만 한가

 풍수 인테리어를 처음 대하는 일반인들이 갖는 가장 흔한 의문은 과연 논리적, 과학적 근거가 있느냐는 것. 반드시 “왜 그렇게 하는 게 좋은가”라는 물음이 뒤따른다.

 이성준씨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항상 두 가지 사례를 얘기한다.

 문화센터에서 기 인테리어를 강연할 때 겪은 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맨 앞자리에서 열심히 강의를 듣다가 “정말 믿을 수 있느냐”며 ‘삐딱한’ 질문을 하시던 할머니가 언제부턴가 나오지 않았다.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며칠 뒤 그 할머니가 사색이 돼 찾아왔다. 할머니는 “‘어디 당신 말이 얼마나 맞는지 두고보자’고 작정하고 일부러 나쁘다는 것만 골라 집안을 꾸몄더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하나. 갓 결혼한 후배의 신혼집에 초대받았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놓았지만 벽에 붙여 놓은 식탁을 보고 입이 딱 벌어졌다. 24시간 얼굴을 바라봐도 부족할 부부가 칙칙한 벽을 보고 식사를 하고 있던 것. 김씨는 이후 ‘식탁은 벽에서 떼어놓아야 한다’는 수칙을 전보다 더 강조하게 됐다.

 30여년간 문화재청 및 문화부에서 공직생활을 하다 퇴직한 뒤 최근 ‘나도 풍수가 될 수 있다’(화산문화)라는 책을 펴낸 홍순영씨(65)는 “풍수는 조상들이 오랜 경험을 통해 체득한 소중한 생활과학이요, 지혜”라고 말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 어느 방향이 좋을까

남동

남서

북동

북서

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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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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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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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

아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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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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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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