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日축구 약진은 해외파 지도자 덕"

  • 입력 2001년 9월 19일 19시 09분


한국의 신문을 읽기 시작한 지 2년이 된다. 일본축구가 약진하고 있는데 대한 배경 분석기사도 상당히 흥미롭다. 그 대부분은 핵심을 짚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소년 세대 육성을 중시해야 한다거나 클럽시스템 모색 등 라이벌 국가의 좋은 점을 취하고자 하려는 자세에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러나 한가지는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언론이 선수의 해외유학을 일본축구 발전의 요인으로 들고 있다는 점이다.

브라질에서 두각을 나타낸 미우라 카즈요시의 존재가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카즈는 J리그가 없었던 시절에 프로를 목표로 고교를 중퇴하고 브라질로 건너간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축구협회가 조직적으로 유망주를 해외에 내보낸 일은 없다.

7,8년전 한때 축구유학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제2의 카즈'를 꿈꾸는 고교생들을 유학 알선업체가 해외로 데려간 것에 불과하며 여기서 대성해 돌아온 선수는 없다. 지금 일본축구 대표선수들은 국내 고교팀과 클럽팀에서 자란 선수들 뿐이다.

오히려 해외유학으로 큰 성과를 거둔 것은 지도자들이었다. 현재 유스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타지마 코조씨는 이전에 독일에서 코치학을 공부하고 일본축구협회의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을 개혁했다. 타지마씨가 정비한 프로그램이 J리그 코치 뿐만아니라 중고교 감독 등 국내 지도자를 육성하는데 지침이 되어 그것이 젊은 선수 육성의 성공으로 이어져 왔다.

J리그에도 해외에서 장기간 체류한 젊은 감독들이 등장하고 있다. 독일에서 5년간 있었던 오미야 알디저팀의 미우라 토시야 감독이라든가 스페인에서 1년간 공부한 알비렉스 니가타팀의 소리마치 야스하루 감독 등이 그렇다.

지금의 일본축구를 만들어 낸 것은 지도자의 전반적인 수준 향상에 의한 측면이 크다. 많은 지도자들이 해외에서 배우고 거기서 몸에 익힌 노하우를 국내에 전함으로써 지도 수준이 서서히 향상되어 왔던 것이다.

한국에서도 학교 체육이 선수육성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은 중고교 및 대학 감독들의 수준 향상은 필수적이다. 그렇게 봤을 때 지도자의 해외유학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한 일 일것이다.

나카코지 토오루/일본 아사히신문 체육전문 서울특파원nakakoji@yhb.att.ne.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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