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정보화 현장-3]주유소를 '첨단 e비즈니스'로

  • 입력 2001년 9월 12일 19시 08분


고풍스러운 청기와 건물. 주유기 외에 편의점 ‘OK마트’와 거품세차장 경정비소 카오디오점이 갖춰졌고 직원들은 유니폼을 입고 호텔직원처럼 깍듯이 손님을 대한다.

주유소라기보다는 운전자를 위한 ‘종합서비스공간’인 셈.

서울 홍익대 입구의 SK직영 청기와주유소(마포구 동교동)는 주유매출만 월15억원가량. 세차비를 2000원씩 받지만 세차하려는 차량도 하루 1000여대에 이른다.

청기와주유소가 ‘잘나가는’ 비결 중 하나는 올 2월 도입한 SK이마켓시스템.

‘SK글로벌 에너지판매’는 약700개의 직영주유소와 약 2500개의 자영주유소와 거래한다. 이 시스템은 인터넷을 통해 주유소들의 경영효율화와 경쟁력 강화를 돕기 위해 구축됐다. 투자비는 약26억원.

“이전에는 전화로 주문하면 도대체 언제 차가 나갔는지, 누가 몰고 나갔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손님이 몰려드는데 기름이 동난 적도 있었다니까요.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몇시에 어떤 운전사가 어떻게 나갔는지와 운전사 연락처까지 확인되니 시간을 딱딱 맞출 수 있죠.”

98년부터 청기와주유소에서 근무한 김형근 소장은 “본사에서 엔크린카드 고객을 분석해 웹에 올려주는 자료로도 매출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청기와주유소 인근에 사는 고객이 35%밖에 안된다는 것을 보고 근처 거주자 중 3개월간 들르지 않은 고객에게 DM쿠폰을 보냈다. 1개월도 못돼 DM받은 고객중 40여명이 청기와주유소를 다시 찾았다. 개별 주유소에서 자체 분석하기 힘든 정보를 본사에서 분석해 보내주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기업 정보화 현장' 리스트

세차때 직원들이 일일이 문틀을 닦고 곰팡이방지제를 뿌려주는 아이디어도 이마켓사이트에서 얻었다. 다른 주유소에서 올려놓은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한 것.

올 3월 한 달간 1만4321건의 주문과 1만2445건의 결재가 온라인에서 처리됐다. SK이마켓을 통해 주유소들은 직원근무관리 난방유 수요예측 등에 대한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받아 이용했고 아르바이트생 채용, 토양안전관리, 지원자금에 대한 채권관리 등의 매뉴얼을 이용했기 때문.

전국의 지역별 유가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판촉물을 싸게 살 수 있는 공동구매도 유용하다. 주유소 운영 모범사례도 참고할만하다.

현재 SK직영주유소 700여개는 모두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2500여개의 자영주유소 중에도 250여곳에서 사용중이다.

액센츄어에서 예측한 비용절감 등의 효과는 연간 약 41억원. 그러나 이 정도의 효과를 보려면 나머지 자영주유소들을 시스템 안에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주유소의 인프라.

SK글로벌은 직영주유소에는 모두 전용선을 설치하고 1개월에 50만원씩 지원하고 있으나 자영주유소에는 회선이 없거나 소장이 인터넷을 사용할 줄 모르는 경우도 많다.

SK글로벌은 내년중 위성통신으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장치를 자영주유소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전문가 기고▼

김영주 액센츄어 e비즈니스 컨설턴트

"PRM-CRm 연계 윈-윈 효과 노려야"

고객관계관리(CRM)는 ‘가치있는’ 고객을 찾아내고 유지해 수익을 높이는 경영전략이다. 고객이 없는 비즈니스란 존재할 수 없다.

CRM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CRM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 지는 고객의 특성과 비즈니스에 따라 다르다.

정유업체의 고객은 입찰고객, 산업체, 개인고객 등이 있다. 개인고객을 접하는 통로는 ‘대리점’ 격인 개별 주유소.

따라서 최종 고객과의 CRM을 강화하려면 주유소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SK글로벌 에너지판매’는 SK이마켓닷컴(www.skemarket.com)을 통해 SK폴사인을 달고 있는 파트너 주유소가 효과적으로 고객서비스를 해나갈 수 있도록 하고 주유소경영을 지원한다.

이처럼 기업의 비즈니스파트너에 대한 관계 활동을 파트너 관계관리(PRM)라고 부른다. 간접채널을 통한 넓은 의미의 CRM이면서 파트너의 충성도를 높이고 경영을 지원해 비용절감과 매출 증대를 이루는 경영효율화 작업이기도 하다.

PRM은 최근 기업내 기간시스템의 안정화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PRM은 CRM과 연계해 서로가 이익을 보는 윈-윈(win-win)전략을 세워야 한다. 따라서 기술지원과 교육 등은 파트너들의 인프라 수준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

대리점 판매점 등 간접채널을 통한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CRM과 PRM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구축한 후에는 이를 통해 얻은 고객 파트너 정보를 업무에 적용하는 활용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young-joo.kim@accen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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