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민노총 가입 갈수록 증가

  • 입력 2001년 8월 15일 18시 38분


일부 대규모 단위노조가 최근 상급단체를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바꾸거나 바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돼 노동계를 양분하고 있는 이들 노총의 세력 변화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전력에서 분리된 5개 화력발전소 노조인 한국발전산업노조(위원장 이호동)는 14일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말’을 갈아탔다. 정부의 민영화 방침에 반대해온 이들은 조합원 투표를 통해 76%의 찬성률로 민주노총 가입을 결정했다.

곧 상급단체를 선택할 예정인 수력 및 원자력발전소 노조도 설문조사 결과 조합원 80% 이상이 민주노총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져 기존 한전노조의 절반이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또 올 5월 선출된 한국노총 산하 철도노조(조합원 2만5000여명) 위원장이 친(親) 민주노총 성향인 것으로 알려져 이 노조도 민주노총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한국노총에는 3700여개의 단위노조(총 조합원 87만여명)가, 민주노총에는 1300여개의 단위노조(총 조합원 61만여명)가 각각 가입해 있어 한국노총이 양적 우위에 있다.

그러나 99년 통계와 비교하면 민주노총은 산하 조합원수가 5만명 가량 늘어났고 한국노총은 오히려 1만명 정도 줄어들었다는 것.

노동부 관계자는 “출범 초기이거나 위기 상황에 있는 노조 지도부는 사용주 또는 정부와의 투쟁을 통해 정체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민주노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구조조정에 따라 ‘싸울거리’가 많아진 노조들이 민주노총을 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공무원 노조 설립을 추진 중인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 지도부도 민주노총과 함께 지난달 서울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벌여 귀추가 주목된다. 공무원 노조가 설립될 경우 대상 조합원이 30만∼40만명이나 돼 양 노총의 ‘수적 균형’을 깨뜨릴 수 있는 최대 변수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관계자는 “단위노조들이 필요에 따라 양 노총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합리성과 상식이 통하는 성숙한 사회가 될수록 협상을 중시하는 한국노총의 역할이 커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