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맥주 바' 젊은층에 각광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

  • 입력 2001년 8월 3일 18시 17분


◇카~"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

얼음을 채운 통에서 막 꺼낸 ‘스타우트(흑맥주)’. 한 잔 쭉 들이켜면 목구멍에서 전신으로 ‘쾌감’이 번져가는 듯하다. 여운이 가시기 전에 소시지 하나를 입에 넣고 씹으면 금상첨화. 좀 전까지 느끼던 무더위는 이제 사라졌다.

‘맥주 바’가 젊은 층에게 음주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20∼70종에 이르는 세계 각국의 맥주들에 둘러싸여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언뜻 와인을 고르는 것과 비슷하지만 한 잔 놓고 분위기를 음미하는 ‘와인 바’보다는 역동적이고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진다.

한 병에 3000원부터 최고 1만원 정도라 실속파 애주가들에겐 안성맞춤. 안주도 간단한 스낵이 대부분이고 아예 안 먹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배 나온다”며 맥주집을 꺼리는 여성 고객들이 찾기도 한다.

▽유행따라 먹는 맥주〓요즘 각광받는 맥주를 먹으려면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있는 ‘오엔오’(02-363-6663)를 찾아가면 된다. 음악기기에 동전을 넣고 원하는 노래를 마음대로 홀 안에서 틀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잘 모르겠으면 시원한 크리스털 병에 담긴 ‘버드 아이스’를 우선 한 잔 마시자. 다음은 주인이 골라주는 대로 먹으면 된다.

네덜란드산 ‘호가든’은 예전의 음료수 ‘밀키스’처럼 창백한 우윳빛을 띠고 있다. ‘거품이 많이 나 먹을수록 좋다’는 설명이 적혀 있다. 뒷맛이 구수하다. 코냑병처럼 생긴 ‘XO 비어’는 알코올 도수 8도로 조금 더 ‘알딸딸’해진다.

병이 큰 ‘머피스’는 양주 ‘J&B-Z’처럼 병 안에 구슬 모양의 추가 들어있어 술이 ‘돌돌돌’ 소리를 내며 나온다. 중국술 중 산둥지방에서 만든 ‘칭다오’는 퍼지는 맛이 한결 시원한 대신 끝맛은 고량주처럼 화학 약품 냄새가 나기도 한다.

두달 전 문을 연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와바’(02-2057-0303)도 비슷한 분위기. 늦게까지 한 잔 놓고 왁자지껄 떠드는 사람이 많아 우울할 때 기분전환용으로 좋다.

유럽산인 ‘디벨 플라토13’이나 ‘그로시’는 복잡한 철심을 떼야 뚜껑이 열린다. 둘 다 달착지근한 맛이 잘 살아난다.

흰색 ‘KGB’는 보드카에 레몬이 섞여 있어 한 번에 들이켜기는 어렵다. 또 사과 오렌지 레몬 매실 등의 원료를 적절히 섞은 ‘과일맥주’도 있어 여성 고객들도 적지 않다.

이화여대 부근의 ‘화이트 캐츠’(02-393-6277)도 칵테일 식의 기법을 도입해 여성들이 즐겨 찾는다. 딸기 산딸기 민트 레몬 등과 양주, 맥주를 특유의 방법으로 섞어 알코올 25도를 유지한다.

▽그래도 난 생맥주〓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서울 펍’(02-793-6666)은 유럽에서 수입한 생맥주가 전문. 흑맥주 바람을 타고 요즘은 아일랜드산 기네스와 백스, 독일산 쾨스트리치 등의 흑맥주를 많이 구경할 수 있다. 국산 생맥주는 500cc에 2500원이지만 수입 생맥주는 6000원 이상이다.

독일산 햄인 ‘캐슬러’와 김치처럼 생긴 양배추 절임 ‘사우어크라우트’를 곁들여 먹으면 맥주 맛이 더욱 좋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비어써커스’(02-515-9595)는 국산 생맥주를 주로 취급한다. 맥주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신선도를 높이는데 주안점을 둔다. 간단한 안주류가 50종이나 있어 마시는 재미뿐만 아니라 먹는 재미도 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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