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釋誕日(석탄일)

  • 입력 2001년 4월 29일 19시 22분


釋은 釋迦牟尼(석가모니)다. 梵語(범어) 사캬무니(Sakyamuni)의 音譯(음역)으로 釋迦文, 줄여서 釋迦라고도 하며 釋迦世尊, 釋尊, 世尊이라고도 한다. 釋迦는 種族의 이름, 牟尼는 ‘聖人’이므로 ‘사캬族 출신의 聖人’이라는 뜻이다. 釋誕日은 釋迦가 태어나신 날이다. 음력 4월 8일로 일명 初八日, 佛誕節,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도 한다.

그는 孔子와 거의 동시대 사람으로 현재 인도와 네팔의 접경지대인 카빌라(迦毘羅)의 城主 슈도다나王의 태자로 태어났다. 성은 고타마(喬達摩), 出家 전 이름은 싯다르타(悉達多)였다. 어머니 마야(摩耶)가 그를 낳고 7일만에 죽자 이모가 양육했다. 원래 총명하여 과학 의학 천문학 등에 뛰어났지만 너무 思索的(사색적)이라서 부왕은 걱정이 많았다. 마침 그가 태어나자 어떤 仙人이 관상을 보고는 ‘장성하면 훌륭한 轉輪聖王(전륜성왕), 出家하면 衆生을 구원할 부다(佛陀·Buddha)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던 바가 있던 터였다. 아버지는 出家를 막기 위해 그가 19세 되던 해 서둘러 결혼시켰다.

그러나 그의 뇌리에는 生 老 病 死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고뇌가 잠시도 떠나지 않았다. 한번은 城의 四大門을 나서 노쇠한 노인, 죽음을 슬퍼하는 가족, 병든 환자, 농사를 짓는 賤民(천민) 등을 보고 깊은 思索에 잠긴 적이 있었다. 마침 한 修行者의 편안한 자태에 감동하여 그는 마침내 出家를 결심했다. 그의 나이 29세 때의 일이다.

削髮(삭발)하고 沙門(사문)에 든 그는 걸식을 하면서 6년 동안 苦行했다. 하지만 苦行만으로는 解脫(해탈)에 이를 수 없다고 여겨 부다가야의 菩提樹(보리수) 밑에서 吉祥草를 깔고 앉아 瞑想(명상)에 잠긴지 7일만에 大悟覺醒(대오각성)하고 成道했다. 출가한지 6년, 그의 나이 35세였다.

그 후 장장 45년에 걸쳐 포교활동을 하다가 80세에 쿠시나가(拘尸那迦) 城에서 涅槃(열반)에 들었다. 제자들이 王中王의 禮로 茶毘(다비)를 행하자 舍利가 8말 8되나 나왔다고 한다.

이상의 固有名詞는 모두 中國式 표현이다. 고대 印度의 佛敎가 中國을 거쳐 우리나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佛陀는 Buddha(부다)의 중국식 音譯으로 ‘先覺者’, ‘깨달은 者’라는 뜻이다. 그 약칭이 ‘佛’로서 佛敎라는 명칭이 비롯되게 된다. 순수 우리말은 ‘부처’가 되겠다.

鄭錫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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