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떠도는 시중자금 232조

  • 입력 2001년 4월 6일 18시 34분


운용할 곳을 찾지 못해 단기금융상품에서 떠도는 자금이 3월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44.7%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 등 금융기관도 장기대출이나 회사채인수 등을 꺼려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다.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세를 감안한 실질 정기예금금리가 ‘0’에 근접한데다 주가, 채권수익률, 원―달러환율 등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6일 한국은행은 단기부동자금이 3월말 현재 232조1131억원에 이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작년말(213조1548억원)보다 18조9583억원(8.9%)이나 늘어난 수준이다.

금융상품별로는 머니마켓펀드(MMF)가 16조5173억원이나 늘어난 43조3116억원을 기록했다. 3개월 미만의 짧은 기간 동안 맡겨도 1년만기 정기예금(연5%대)보다 높은 연 6∼7%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데다 투자할 곳을 찾으면 곧바로 돈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데 따른 것.

MMF와 상품성격이 비슷한 표지어음과 환매조건부채권(RP) 및 양도성예금증서(CD)를 합한 금액도 올들어 2조4224억원이나 늘었다. 만기가 3개월 미만인 단기채권형 수익증권도 2조3010억원 증가했다.

반면 만기가 1년을 넘는 은행 정기예금은 2월중 2조4191억원 줄어든 데 이어 3월중에도 1조7347억원이나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한은은 미국 경제성장이 급격히 둔화돼 경착륙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엔화약세 등으로 원―달러환율이 급등하면서 물가가 불안해지고 금융상품에 대한 기대수익률에 대한 확신이 없어 시중자금이 단기부동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3월중에 회사채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1조2689억원으로 2월(3조3744억원)에 비해 2조원 이상 감소했다. 특히 프라이머리 CBO(발행시장채권담보부채권)와 산업은행의 신속인수를 제외한 순발행액은 4242억원에 그쳤다.

▼시중 단기부동자금 증가추이▼(단위 : 억원)

00.1201.101.201.33월말잔액
증가액31,00476,91866,37446,2912,321,131
* 주 : 단기부동자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예금+CD+RP+표지어음+단기채권형수익증권+MMF+고객예탁금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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