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이제 '여성'을 이야기 할 때다

  • 입력 2001년 3월 16일 19시 13분


◇서점가 여성관련 서적 봇물◇

여성학개론서부터 여성학의 다양한 학설들을 소개하는 이론서, 그리고 선구자적 여성의 삶을 개척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여성을 다룬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현미 교수는 이에 대해 “여성들의 언어가 터졌다”고 말한다. 가정 사회 직장 등에서 지위가 향상되고 자신의 권리를 보장할 법적 장치가 마련돼 가면서 남녀차별로 인해 왜곡돼왔던 여성의 삶의 문제가 출구를 찾기 시작했고, 이것이 다양한 언어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사한 책들이 너무 많이 나오는 쏟아져 나와 볼 만한 책을 고르기가 쉽지 않은 상황. 그간 나온 여성 관련 서적 중 꾸준히 읽히는 책들을 종류별로 골라 소개한다.

이론서로는 우선 주요한 여성학 이론들을 깔끔하게 정리한 ‘페미니즘:어제와 오늘’이나, 거대담론이 아니라 몸과 같이 구체적이고 작은 이야기를 통해 여성 문제에 접근한 ‘몸의 사회학’을 들 수 있다.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과 ‘현대사회의 성·사랑·에로티시즘’은 현대사회의 변화에 따라 남녀간의 성적 관계나 가족 형태 등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미래지향적으로 설명한다.

‘오래된 미래’는 직접 여성문제를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생태학의 문제를 통해 여성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 준다. ‘에코페미니즘’도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다.

또 주류문화를 통해 보편 이론을 추구해 온 남성들이 구체적 삶의 현장에서는 여성에게 불합리한 현실을 만들어왔음을 고발한 책들도 나왔다. 예컨대 ‘남성의 과학을 넘어서’나 ‘페미니즘과 기술’은 객관성을 생명으로 하는 과학기술의 현장이 얼마나 남성중심적인가를 비판한다.

이밖에도 노동문제를 다룬 ‘여성과 일’이나 ‘노동과 페미니즘’, 모성의 문제를 다룬 ‘모성의 담론과 현실’ 등 여성의 현실에 대한 다방면의 접근도 있다. 여성문제를 스스로 느끼게 하기 위해 ‘이갈리아의 딸들’과 같은 소설도 출간됐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한국 사회의 여성 현실 속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시도들. 최근 무크지 제16호로 ‘여성의 몸 여성의 나이’를 내놓은 ‘또 하나의 문화’의 작업들이나 ‘제3의 성, 중년여성 바로 보기’ ‘다이어트의 성정치’ 등 주목할 만한 성과들도 나오고 있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

◇여성문제 관련 서적◇

·여성의 몸 여성의 나이(또 하나의 문화 제16호)/또 하나의 문화/2001

·페미니즘과 기술/주디 와츠맨 지음/당대/2001

·여성과 일/강이수·신경아 지음/동녘/2001

·페미니즘:어제와 오늘/한국 영미문학 페미니즘 학회 지음/민음사/2000

·에코페미니즘/마리아 미스 외 지음/창작과비평사/2000

·노동과 페미니즘/조순경 엮음/이화여대출판부/2000

·다이어트의 성정치/한서설아 지음/책세상/2000

·제3의 성 중년여성 바로보기/여성을위한모임 지음/현암사/1999

·몸의 사회학/크리스 쉴링 지음/나남출판/1999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울리히 벡 외 지음/새물결/1999

·현대사회의 성·사랑·에로티시즘/앤서니 기든스 지음/새물결/1999

·남성의 과학을 넘어서/오영란·홍성욱 엮음/창작과비평사/1999

·모성의 담론과 현실/심영희 외 엮음/나남출판/1999

·이갈리아의 딸들/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지음/황금가지/1996

·오래된 미래/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녹색평론사/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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