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하한가]부도난 한부신의 전홍규 사장

  • 입력 2001년 2월 5일 20시 25분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는 한국경제에 다시 대형사고가 터졌다.

한국부동산신탁(대표 전홍규·이하 한부신)이 부도가 난 것이다. 한부신의 부도로 1만2000여가구의 입주 지연은 물론 상가와 오피스텔 계약자 3600여명이 중도금을 떼일 처지에 몰렸다.

또한 수백개에 달하는 시공사와 협력업체의 공사대금 회수가 어려워져 건설업계의 줄도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관계부처인 금감원과 건교부가 서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어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한부신은 91년 4월 자본금이 60억원에 불과한 한국감정원이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다. 또 한국감정원의 지분은 재정경제부가 49.4%, 산업은행이 30.6%를 갖고 있다. 따라서 한부신은 정부의 '출자기관'인 셈이다.

한부신의 주요사업은 개인이나 법인으로부터 토지 등을 위탁받아 개발해 개발이익을 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부동산신탁업무다.

그러나 비전문가의 낙하산 인사, 수익성이 떨어지는 무리한 사업강행으로 한부신의 부도는 이미 예견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부신의 역대 최고경영자인 김태균씨, 홍문신씨, 손선규씨, 김병환씨가 한국감정원 출신이다. 4대 사장인 이재국씨는 서석재씨의 보좌관 출신이고, 현 전홍규 사장은 풍림산업 고문을 했었다.

지난 99년에는 이재국 전 사장과 주요 간부가 경성그룹에 자금을 특혜 지원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한부신의 홈페이지에 한번 접속해 보라. '안심하고 맡길수 있는 부동산신탁'이라는 로고가 선명하게 박혀 있다. 그 홈페이지 게시판이 지금 정부와 한부신을 비난하고 대책을 호소하는 목소리로 가득하다.

피해자들은 "공기업이기 때문에 믿고 투자했는데 서로 책임만 떠넘긴다니 어이가 없다"며 '반(反)한부신 연합 모임' 결성을 서두르면서 손해배상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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