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교가]스티븐 라운즈 美대사관 신임 공보원장

  • 입력 2000년 8월 31일 19시 49분


“이번에는 꼭 한라산 정상에 오르고 싶습니다.”

주한 미국 대사관의 스티븐 라운즈(57) 신임 공보참사관(공보원장)은 한국에 다시 온 뒤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이 어디였느냐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약력
1943년미국 뉴저지에서 출생
65년해밀턴대학 졸업
70년
인디애나대학에서 영문학 박사학위 취득
77년
미국 공보원 근무 시작, 한국 독일 네덜란드 등지에서 근무

라운즈 공보참사관의 한국 근무는 이번이 세 번째. 그는 1980년부터 83년까지 대구 문화원장과 미 대사관 부공보관으로, 92년부터 96년까지는 미 대사관 공보관으로 근무했다.

―다시 한국에서 근무하게 된 소감이 남다를 텐데….

“한국의 외환위기가 심각해져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긴급지원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경제사정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노숙자들도 많고 실업문제도 심각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과거와 달라진 게 전혀 없다. 지난번 근무때처럼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미국 공보원(현 공보과)이 국무부로 소속이 바뀐 뒤 임무가 바뀌지는 않았나.

“기본적으로 공보과의 역할은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미국을 잘 이해하도록 돕는 일이다. 우리는 학자들이나 언론인 일반인들을 만나 한미 양국관계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 정책을 설명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한국인 친구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친한 한국 친구들이 많다. 특히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최기선 인천시장과 친분이 깊다. 1981년인가 김영삼 전대통령이 가택연금됐을 때 가끔 찾아가면 항상 최기선씨가 우리를 맞아줬다. 그 인연으로 친하게 됐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꼭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한라산에 꼭 오르고 싶다. 지난 번 한국에서 근무할 때는 정상까지 오르는 등산로가 폐쇄돼 있어 오르지 못했다. 지난번에는 백령도와 울릉도에 다녀왔는데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른다.”

―현재의 한미관계를 어떻게 평가하나.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두나라 관계에는 항상 마찰이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런 마찰을 어떻게 대화로 풀어나가느냐이다.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한국 근무때 좋은 추억이 많았을 텐데….

“1980년에 한국에 처음 부임해서 대구 미국 문화원으로 발령을 받았다. 당시 한국 사정이 매우 어지러웠고 미 문화원은 시위대의 주요 타깃이었다. 그래서 한국이 근무하기에 힘든 곳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80년은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해였다. 물론 전두환 전대통령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민주화를 향한 과정으로 이해한다.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평화적인 정권이양을 이뤄낼 만큼 민주화가 매우 급속도로 진전됐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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