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닥터의 건강학]'갑상선 호르몬' 어떤 역할하나

  • 입력 2000년 5월 30일 20시 05분


갑상선은 요오드를 원료로 신체의 대사를 촉진하는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 ‘아담의 사과’로 불리는 목 부분 아래쪽에 나비모양으로 묻혀 있다. 갑상선질환은 성인 2,3명중 1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질병. 특히 29∼50대 여성에게 많다. 유방암보다 갑상선암이 더 빈도가 높다.

갑상선호르몬이 급증하면 갑상선항진증. 대사가 항진돼 몸이 더워지고 땀을 많이 흘리는 등 외부온도에 민감해진다. 식사를 많이 해도 체중이 줄고 맥박이 빨라지며 숨이 차다. 또 교감신경을 자극해 성격이 날카로워지고 긴장 흥분이 잘 되며 손발이 떨리기도 한다.

갑상선호르몬이 적어지는 갑상선저하증은 에너지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아 무기력해지고 추위를 많이 탄다. 입맛이 없어 밥을 안먹는 데도 체중이 는다. 피부는 거칠어지고 손발이 저리며 쥐가 잘 일어난다. 전체 인구 가운데 5∼7%가 걸리는 갑상선종양은 95%는 양성이며 나머지 5%가 악성인 암.

여성의 10명중 1명은 출산 뒤 ‘갑상선 마치(March·행진)’을 한다. 우선 출산 3개월경에는 일시적인 항진증이 한달 정도 지속하다가 사라지지만 100명중 6명은 항진증 환자가 된다. 6개월경에는 갑상선이 커지면서 잠시 저하증이 일어난다. 대부분 회복되지만 100명중 4명은 저하증 환자가 된다.

출산후 기운이 없고 몸이 불어나는 것을 ‘산후조리 잘못’으로 여기면 안된다. 호르몬 검사를 받아 갑상선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갑상선질환자가 임신하면 기형아를 낳는다며 임신을 꺼리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갑상선 전문의의 관리를 받으면 정상분만이 가능하다.

갑상선저하증 환자의 경우 임신했다고 갑상선호르몬 투여를 중단하거나 양을 줄여선 안된다. 호르몬 투여는 ‘약’이 아니라 몸에 부족한 호르몬을 채우는 것이다. 특히 임신 12∼14주의 태아는 자기 스스로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지 못하므로 산모가 공급해줘야 한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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