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80돌 특집]지구촌 주요 신문박물관

  • 입력 2000년 3월 31일 21시 36분


▼美 앨링턴 '뉴지엄'▼

커뮤니케이션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뉴스박물관이다. 뉴지엄(Newseum)은 뉴스(News)와 박물관(Museum)의 합성어. 국제 자유언론단체인 프리덤 포럼이 5000만달러를 들여 97년 4월 워싱턴 교외 앨링턴에 세웠다.

뉴지엄은 고대 이집트와 아시아의 원시적인 의사소통 수단부터 최첨단 정보통신 매체까지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스케일과 관람객의 참여공간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뉴지엄은 △상호작용 뉴스룸 △투데이 뉴스 △뉴스역사 전시관 △언론인 등의 주제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호작용 뉴스룸에서 관람객은 뉴스전달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로서 인터뷰 기사작성 편집 TV앵커 스포츠중계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지구촌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해주는 길이 40m짜리 초대형 전자 스크린. 미국 50개주를 대표하는 신문들과 15개국 70여종의 신문 1면이 전시된 코너도 눈길을 끈다.

뉴스역사 전시관은 4000년전 수메르인 기록에서부터 20세기 라디오와 TV시대를 지나 최근 정보통신혁명에 이르기까지 커뮤니케이션의 변천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조선초기의 금속활자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455년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로 인쇄한 성경, 18세기 신문발행에 쓰였던 목판인쇄기, 최초의 컬러방송을 찍었던 카메라 등 귀중한 유물이 많다. 인터넷(www.newseum.org)으로도 볼 수 있다.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장면 등 몇몇 역사적 사건을 사이버 기자가 취재하는 모습, 20세기 100대 사건, 1999년의 시사만화, 100년 동안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언론의 역할변화 등이 영상에 담겨 있다.

▼獨 '아헨박물관'▼

근대적인 신문이 처음 등장한 유럽의 신문박물관은 역사도 깊고 유물도 풍부하다.

대표적인 것이 독일의 아헨박물관. 1931년 독일 서부 아헨시에 설립된 세계 최초의 신문박물관이다.

세계 각국에서 발행된 4000여종 16만여부의 신문이 소장돼 있다.

박물관이 자랑하는 유물은 신문(독일어의 Zeitung)이라는 용어가 처음 쓰인 16세기 인쇄물. 신성로마제국 황제 막시밀리안 1세의 사후 후계체제를 다투는 제후들의 동정기사가 실려 있다.

검은 바탕에 노란 잉크로 찍은 네덜란드 신문, 손으로 쓴 남미 신문, 비단에 인쇄한 중국 신문 등이 눈길을 끈다.

독일 남부의 메르제부르크에 있는 독일신문박물관은 신문수집가이자 연구자인 마틴 웰케 박사가 1987년 세웠다.

17세기 초의 신문 아비조지 등 옛날 신문 200여종과 유명 언론인의 사진, 신문삽화, 인쇄기, 카메라 등 유물이 다양해 400년 독일신문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박물관 입구의 구텐베르크 인쇄기로 관람객이 직접 옛날 신문을 찍어볼 수도 있다.

벨기에의 신문박물관은 세계 최초 신문의 하나인 타이딩헨(1605년 창간)이 발행됐던 앤터워프에 있다. 1987년에 개관된 이 박물관에는 120여개국 200여만점의 신문 자료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신문 ‘콘스텔레이션’(2.5×1.3m, 미국, 1859년)과 가장 작은 신문 ‘유트레히트 니블라트’(12×8㎝, 네덜란드, 1845년) 등 몇몇 전시물은 관람객의 발길을 오래도록 붙잡는다.

이밖에 17세기 초부터의 신문과 잡지, 인쇄기계 등을 모아놓은 네덜란드 신문박물관, 인쇄술의 발달과정과 함께 신문의 역사를 보여주는 덴마크 신문박물관 등이 있다.

▼日 '구마니치 박물관'▼

일본 남쪽 구마모토(熊本)현에 있는 구마모토니치니치(熊本日日)신문박물관은 △신문의 기원 △신문과 정보 △인쇄기 △신문과 시대 △언론인 △신문과 사회 등으로 구성돼있다.

일본 최초의 신문인 가이카이(海外)신문(1864년 창간)을 비롯해 아사히 요미우리 등 주요 신문의 창간호, 굵직한 사건을 보도한 지면, 유명 언론인의 육필원고 등 유물이 풍부하다.

구텐베르크 인쇄기를 원형 그대로 복제한 인쇄시설을 이용해 관람객이 직접 인쇄해볼 수도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2차대전 전 군부를 비판하는 사설을 써 고초를 겪었던 후쿠오카(福岡)니치니치신문의 기쿠타케 스나오(菊竹淳)편집국장 등을 소개한 ‘반골 언론인 코너’. 독재정권에 굽히지 않았던 언론인들의 저항정신을 생생히 보여준다.

올해 10월에는 가이카이신문의 탄생지인 요코하마에 대규모 신문박물관이 또하나 들어선다. 일본신문협회가 전국의 모든 신문사들과 함께 건립하는 만큼 규모가 크다. 취재용 항공기와 중형버스를 직접 전시할 정도. 이 박물관은 신문의 역사와 인쇄기 등을 보여주는 전시 기능뿐만 아니라 △NIE 상담실 △첨단기술관 △신문도서관 △신문연구소 등을 갖춰 교육 연구기능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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