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거래 드러난 허상]회사수입 숫자놀음 '뻥튀기'

  • 입력 2000년 3월 20일 19시 32분


인터넷 전자상거래 회사의 허상이 벗겨지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19일 적자에 허덕이는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회사가 숫자놀음으로 외형을 과장, 투자자를 홀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미 시카고에 있는 ‘국제 고객서비스와 온라인 만족도 조사협회(International Customer Service Association and e-Satisfy)’는 전자상거래를 해본 5만명을 상대로 구매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만족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36%에 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회사의 대표적인 숫자놀음은 수입을 올려 잡는 것. 거래에 따른 수수료가 유일한 수입인데도 불구하고 거래금액 전체가 수입인 것처럼 발표하고 있다. 또 할인가격으로 팔고도 정상가격으로 판 것처럼 꾸며 수입을 늘려 잡는다.

초기투자비 부담과 과도한 홍보비 지출 등으로 대부분 적자를 기록중인 인터넷 회사들이 새로운 투자를 유치해 주가를 유지하려는 속셈을 갖고 있기 때문.

과학기자재를 인터넷으로 중개하는 시퀘스트(SciQuest)사는 투자안내서에서 지난해 4·4분기 수입이 98년 동기에 비해 14배 늘어난 260만달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구매자가 물품 구입시 지불한 대금의 총액일 뿐 회사 몫은 수수료 3만5198달러에 불과했다.

항공권과 호텔숙박권 등을 경매하는 프라이스라인닷컴(Priceline.com)도 유사한 경우. 이 회사는 투자안내서에서 지난해 총수입을 4억8240만달러라고 밝히고 있다. 웹사이트를 통해 거래된 항공권과 호텔숙박권, 렌터카 이용료를 모두 수입으로 잡은 것. 그러나 이 회사가 실제로 챙긴 수수료는 5940만달러에 불과했다.인터넷 서점인 반스앤드노블스닷컴(Barnesandnobles.com)은 대개 책을 할인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안내서에는 정상가 판매로 수입을 계상, 지난해 600만달러를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증권감독위원회가 긴급대책반을 구성, 이같은 관행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투자자에 대해 인터넷 회사의 수입내용을 꼼꼼히 챙겨보라고 충고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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