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강종만/'고수익 고위험펀드' 성공조건

  • 입력 1999년 10월 26일 18시 36분


고수익 고위험펀드인 하이일드(High Yield)펀드가 이달 중 한국 최초로 도입돼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 펀드는 80년대 이후 미국 등 선진국에서 발달한 고수익 투자상품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한 채권에 주로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내는 펀드다. 다양한 투자자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선택 폭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하이일드 펀드의 도입은 한국 채권시장 즉 자본시장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만하다.

이 펀드는 벤처기업이나 중견기업이 발행한 채권에 주로 투자하므로 대우사태 이후 신용경색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자금조달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펀드는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므로 고수익을 지향하는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그동안 투신권에서 이탈된 자금이 투신상품에 다시 투자되는 자금의 환류현상도 기대된다. 따라서 하이일드펀드가 제대로 정착되면 채권시장과 금융시장의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하이일드펀드 투자가 고수익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고수익에 대한 대가로 높은 위험부담이 수반된다. 특히 신용위험과 유동성 위험이 다른 채권형펀드에 비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영업환경 변화시 부도 가능성이 있으며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있다. 위험도가 높은 채권에 대한 투자는 성격상 채권투자보다는 주식투자와 유사하므로 원금손실의위험도 안고 있다.

정책당국은 일반 투자자의 하이일드펀드 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을 경감하고 기대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투자위험을 경감시키기 위해 투신사 또는 판매회사가 10∼15%를 출자하도록 해 손실발생시 이들이 손실을 우선적으로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투자수익률을 높이기위해 공모주의 20%가 우선 배정되고 이익분배금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이 부여될 것이다. 환금성을 확보하기 위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투자자의 자금회수를 가능하도록 했다.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일반투자자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이처럼 다양한 방안이 제시돼 있지만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투신사는 투자자 이익을 위해 펀드자산을 운용해야 하고 자사(自社)의 특수목적 때문에 펀드를 운용하는 자의적인 펀드운용을 근절할 수 있도록 금융감독을 엄격히 해야 한다. 유통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저등급채권의 시가평가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투자자가 인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시가평가방안이 제시되어야만 증권시장에서 하이일드펀드의 거래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시가평가에 의한 평가액과 코스닥에서 거래되는 가격의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 현재 상장된 뮤추얼펀드의 평가액과 시장거래가격이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감안할 때 환금성 확보를 위한 코스닥 상장과 함께 평가액과 거래가격의 차이를 축소할 수 있는 방안이 미리 검토돼야 할 것이다.

강종만<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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