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틸러리 사령관의 한반도 인식

동아일보 입력 1999-08-11 19:28수정 2009-09-2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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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안보상황이 6·25전쟁 휴전협정 이후 가장 위험하다는 존 틸럴리 한미연합사령관의 발언은 예사롭지 않다. 틸럴리 사령관은 10일 한반도가 예측하기 어려운 곳이라면서 남북 군사상황을 이렇게 규정했다. 그가 공개적으로 이같은 발언을 한 배경을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선 한반도 안보는 북한의 미사일 재발사 여부로 그 앞날이 매우 불투명하다. 북한이 작년 8월말 국제사회가 사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광명성 1호 로켓을 쏘았을 때와는 전후 사정이 전혀 다르다. 이번에는 재발사 계획이 미리 알려져 있다. 북한은 강행하려 하고 한국 미국 일본 등 국제사회가 그것을 저지하려는 대결 상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미일 군사당국자들은 이것을 대북 억지력의 시험대로 삼고 있다.

문제는 북한의 오판으로 한반도 전체가 위기에 휩싸일 위험성이다. 국제정세의 흐름도 91년 이라크를 응징하기 위한 걸프전과 올해 유고전쟁이 미국의 의지대로 폭격이 이루어졌고 또 마무리됐다고 보아야 한다. 옳고 그름은 차치하고 그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제는 북한이 미국의 정책에 반하는 눈엣가시처럼 돼 있다. 다만 빌 클린턴 행정부가 대북 포용정책을 아직은 유지하고 있으나 미 행정부가 자국 여론에 영향받는 정도는 우리 경우보다 훨씬 더 강하다. 만의 하나라도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고집하다가 이라크나 유고의 다음 순번으로 거론된다면 한반도 안보는 최악의 위기를 맞는다.

대화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제네바에서 열린 북―미 미사일협상이 새로운 진전이 있다는 보도가 그것이다. 진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보류하는 내용이라는 관측이 있다. 또 대한적십자사가 이번 수재로 제기된 임진강 수역의 남북공동관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당국간 회담을 제의하자 북측이 ‘접수’했다고 밝혔다. 북한과의 대화는 가능한 한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나 안보문제를 경협이나 비정치군사적 교류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좋은 교훈이 중국―대만 관계다. 그들의 이른바 양안(兩岸)교류는 우리의 남북경협보다 훨씬 앞서 있지만 최근에도 양쪽에서 전투기가 대치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됐다.

무엇보다 북한이 대결주의를 청산하지 않는 한 한반도 안보는 항상 위기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가 금강산 관광객의 신변안전 장치가 확실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관광재개를 허용하는 등 대북 포용정책의 ‘실적’을 올리는데 급급하다는 비판이 많다. 안보를 바탕으로 한 남북대화의 진전이라는 원칙에 흔들림이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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