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미그기를 몰고 귀순했던 이웅평대령(45). 파일럿으로 수차례 사선(死線)을 넘었던 그도 생존확률 20%안팎의 간이식 수술을 앞두고는 유언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MBC ‘다큐스페셜’(목 밤11·00)이 12월3일부터 방영하는 ‘이웅평의 사선에서’‘희생’‘승부’ 등 3부작 생명시리즈를 통해 이대령의 간이식 수술 장면과 투병과정을 생생하게 공개한다.
이대령이 쓰러진 것은 97년 11월. B형 간염에 의한 말기 간경변으로 병은 손쓰기 어려울 정도로 진행된 상태였고 1m82,95㎏의 건장한 체격은 체중이 30㎏나 줄어 앙상하게 말랐다. 가슴쪽에 차오르는 흉수(胸水)를 주기적으로 6천㏄까지 뽑아냈지만 급기야 “이대로 가면 어렵다”는 사망선고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런 그에게 장기이식이라는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뇌출혈로 뇌사판정을 받은 27세의 한 여성이 장기기증의 뜻을 밝힌 것.
이 프로는 장기 기증자로부터 이식할 간을 분리하고 이대령에게 이식하는 14시간여의 수술 장면을 3,4분간으로 편집해 보여줄 예정이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