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애인복지 말보다 실천을…

  • 입력 1997년 9월 25일 19시 57분


장애인을 위한 국제대회를 서울에서 열고 있는 것은 보람있는 일이다.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막된 97 서울국제장애인복지대회에는 전세계 60개국 정부와 민간대표 등 1천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규모도 크거니와 29일까지 계속될 대회의 성과도 관심거리다. 지난 92년 유엔 경제사회위원회가 선언문을 채택하고 아태지역 정부들이 장애인 복지를 위해 10년동안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요구한 것은 아태지역이 장애인복지 낙후지역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대회는 지난 5년간의 성과를 검토하고 앞으로 남은 5년간의 실천과제를 모색할 예정이다. 보다 실질적인 장애인 복지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지금 세계는 장애인 복지문제를 완전한 참여와 평등의 실현이라는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 그저 장애인을 돕는 수준의 구호운동차원을 넘어 장애인을 동등한 「인권」으로 인식하고 그들의 삶을 일반인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정책의 목표를 두고 있다.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케네디스쿨이 한국인 장애자유학생 단 1명을 위해 강의실건물 3개동의 현관문을 자동으로 개조하고 전용 컴퓨터와 주차장까지 마련해 준 것은 이같은 정책기조의 결과다. 이에 비하면 우리의 실상은 매우 부끄럽다. 우선 정부기관부터가 장애인에 대한 배려에 무감각하다. 시청 구청 등 관청시설엔 계단이 많은 것은 물론 계단 없는 길도 경사가 급해 장애인들이 관청 한번 가려면 1분 거리를 30분 넘게 등산하듯 고생하기 일쑤라는 지적이다. 심지어 국제 장애인대회를 유치한 롯데호텔조차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이 따로 없다는 사실이 보도되고 있다. 우리의 장애인은 1백만명을 넘었다. 4인가구 열집에 한집 꼴로 장애인이 있다. 이번 국제대회가 말보다 실천을 통해 장애인 복지수준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큰 자기반성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