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장묘법 의미와 전망]儒林도 수긍…법안통과 낙관

입력 1997-09-17 20:15수정 2009-09-2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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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입법예고되는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장묘법)」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를 통과할 전망이 어느 때보다 밝은 편이다. 묘지의 국토 잠식을 더 이상 방관하기 어려워 장묘법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정부의 판단에 유림측이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기 때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국내의 묘지 면적은 9백89㎢(1천9백80만기). 이는 국토 면적의 1%, 전체 공장부지 면적의 3배에 달하는 것이며 해마다 서울 여의도의 3배에 달하는 면적이 20여만기의 분묘로 계속 잠식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로 가다가는 자연경관의 훼손은 물론 경작지 공장부지 등 산업용지를 확보하기도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장묘법 개정안은 묘지 면적을 △개인묘지의 경우 현행 24평에서 9평으로 △집단묘지는 분묘당 현행 9평에서 3평으로 축소 규정했다.묘지의 매장기한은 최장 75년으로 정하고 그 이후에는 유골을 수습 또는 화장해 납골묘 또는 납골당에 안치토록 했다. 기존 묘지에 대한 매장기한은 개정안 시행 예정일인 98년 7월1일부터 적용된다. 장묘법 개정안은 호화분묘 등에 대해서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불응하는 경우 이행 강제금을 부과하며 형사처벌까지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개정안은 남의 땅에 허락없이 조성한 분묘에 대해서는 이장(移葬)을 명할 수 있도록 했으나 20년 이상 점유해온 경우에는 기득권을 인정해 주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묘법 개정은 93년에도 시도됐으나 유림측의 강한 반발로 좌절됐다』며 『그간 장묘에 대한 국민의식이 많이 달라져 이번 개정안은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실제로 9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장묘제도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에서 묘지면적 증가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71%가 우려를 표시했고 시한부 분묘제 도입과 묘지면적 축소에 대해서는각각63%, 46%가찬성했다. 유림의 총본산인 성균관측도 이번 장묘법 개정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며 『그러나 화장을 강요해서는 안되며 새 장묘제도를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상혼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묘지문제 전문가들은 『오랜 장묘 관행을 고쳐 나가는 일이 간단치 않으나 우선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중요하다』며 『조상의 묏자리를 잘 써야 후손이 잘된다는 인식이 바뀔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철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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