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거세질 자본주의바람(下)]『중국식 재벌 키운다』

입력 1997-09-14 09:08수정 2009-09-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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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기업의 개혁이 중국 경제발전의 사활적 과제로 대두됐다. 중국공산당 제15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은 국유기업을 환골탈태시켜 경쟁력을 갖춘 현대적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국유기업에 대한 혁명적 개혁방침은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경우 더 이상의 경제발전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다. 95년말 현재 국유기업은 공업분야만도 11만8천개. 전체 공업기업수 7백34만개의 1.6%에 불과하나 생산액에서는 41.5%를 점하고 도시지역 취업자의 64.9%(약 1억3천만명)를 고용하는 등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유기업은 사회주의체제하에서 오랫동안 방만한 경영을 계속 중국경제발전에 최대의 걸림돌로 등장했다. 독립채산제를 실시하는 국유기업 중 적자기업이 4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국유기업들이 은행에 진 빚은 한화로 2백76조원을 넘는다. 기업들의 평균부채율이 80%나 된다. 15차 당대회에서 장주석이 밝힌 국유기업 개혁의 해법은 「조대방소」로 요약된다. 대형기업은 강력한 국가통제하에 두되 소형기업은 과감히 풀어 놓는다는 것이다. 장주석은 △대형국유기업을 공사(公司)제도로 개혁하고 △정부의 경영간섭을 배제하며 △주식제 확대를 통해 투자주체를 다원화해 경쟁력있는 현대적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전력 석탄 기계 전자 자동차 등 국가기간산업분야의 대형국유기업 1천개를 중점관리대상기업으로 선정해놓고 있다. 이들 1천개 대형국유기업은 주식제를 실시하더라도 공유제의 틀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방위산업체 등은 100% 국가소유로 하고 나머지 대기업도 국가가 51%이상의 지분을 갖는다는 것이다. 장주석은 특히 『자본을 매개로 지역과 업종, 소유형태 및 국적을 뛰어넘는 대기업그룹을 형성할 것』도 천명했다. 중국식의 재벌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다국적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대형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크고 작은 기업들은 합병 매각 연합 임대 위탁경영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살리되 회생이 불가능한 경우는 과감히 파산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처럼 의욕적인 국유기업개혁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당장 실업자문제의 처리대책이 시급하다. 국유기업개혁으로 일자리를 잃게 될 노동자는 96년부터 2000년까지 약 1천5백여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실업은 사회주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득권층의 저항도 예상된다. 일하지 않으면서 적지 않은 봉급을 받고 있는 퇴직자 문제도 그중 하나다. 사회보험제도가 아직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을 처리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데 중국정부의 고민이 있다. 중국지도부에는 경제개혁이 양날의 칼이다. 성장을 거듭할수록 지방분권화가 가속화되어 중앙통제가 이완되고 침체에 빠질 경우 현정권이 위험에 빠진다. 장정권이 「중국식 사회주의」건설을 어떻게 조화있게 이룩할지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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