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골목길의 아이들」

  • 입력 1997년 9월 6일 08시 14분


가진 것이 없다고 마음까지 가난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꿈을 꾸며 살아갈 수 있다. 볼을 간질이는 잔잔한 햇살 같은 행복은 어쩌면 물질적 풍요 속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길벗어린이의 「골목길의 아이들」(이브 가넷 지음). 가난이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삶을 풍요롭게 하는 축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대는 영국 빈민촌. 비록 외국 이야기지만 오늘날 별부족함없이 자라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어른들이 겪은 어려웠던 지난 시절의 이야기를 대신해 줄 만한 내용이 담겨있다. 정직하고 성실한 청소부 아버지와 세탁부 어머니를 둔 일곱남매. 이들은 신발만 빼고 옷들을 위로부터 모두 물려입는다. 아이들은 쪼들리는 가난속에서 가끔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웃의 따스한 배려와 스스로의 노력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며 해맑은 미소를 잃지 않는다. 세탁소에서 일하는 엄마를 돕기 위해 손님이 맡긴 옷을 다림질하다 태워버리는 큰 딸. 뛰어난 학업성적에도 불구하고 교복과 학용품 살 돈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둘째딸. 따분한 일상이 싫어 엉뚱한 모험을 시도하는 쌍둥이 형제의 이야기 등이 실려있다.부수영 옮김. 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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