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독립선언서 문화재지정 찬반 논란

입력 1997-03-24 20:12수정 2009-09-27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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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기자] 「오등(吾等)은 자(玆)에 아(我)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崔南善(최남선)이 초안한 3.1독립선언서를 국보 혹은 보물로 보존할 것인가 말것인가. 독립기념관에 있는 독립선언서 2건을 국가문화재(국보 또는 보물)로 지정할것이냐를 놓고 찬반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발단은 민족문제연구소(소장 金奉雨·김봉우)가 최근 「민족 반역자의 독립선언서는 문화재가 될 수 없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면서부터. 성명서는 △최남선이 선언서 작성 이후 친일행위를 저지른 점 △선언서 내용에 항일투쟁의지가 부족한 점 △한문 가득한 고루한 문투로 당시 민중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었다는 점을 들어 문화재 지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독립기념관의 독립운동사연구소와 많은 독립운동사학자들의 의견은 다르다. 李炫熙(이현희)성신여대교수는 독립선언서는 최남선 혼자서 작성한 것이 아니라 천도교 및 독립운동 인사 33인이 공동 논의를 거쳐 만든 것으로 당시 지식인의 독립의지를 대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교수는 또 『일제의 직접적인 탄압이 극심했던 당시 사정으로 투쟁의 강도가 약할 수밖에 없었고 문투 역시 당시 우리말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교수는 『독립이란 말을 꺼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탄압을 당해야했던 당시의 상황을 무시하고 지금의 시각으로만 평가하려는 것은 3.1운동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문화재관리국은 최남선의 독립선언서 2건 등 모두 7건의 국가문화재 지정을 위해 이달 한달간 사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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