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레스터 서로著 「자본주의의 미래」번역 출간

  • 입력 1997년 3월 13일 08시 18분


레스터 서로著 [권기태기자] 새로운 21세기의 도래를 앞두고 세계 경제학자들의 더듬이가 자본주의의 미래를 향해 뻗쳐 있다. 자본주의는 사회주의의 대몰락으로 경쟁자가 사라지면서부터 혼동과 격변을 맞는 역설적인 환경에 접어들고 있다. 레스터 서로의 최근작 「자본주의의 미래」가 고려원에서 출간됐다. 유재훈 조흥경제연구소장이 번역을 맡았다. 서로는 미국MIT대 경제학과 교수이며 뉴욕타임스 편집위원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제로 섬 사회」 「세계 경제전쟁」(Head to Head)의 저자다. 그가 보기에 자본주의는 현재 유일한 선택이다. 『본질적으로 빈털터리가 된 사회복지국가(제도)는 스웨덴에서조차 시들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 하나뿐인 대안이 위태롭다. 60년대 5%를 유지했던 세계 경제성장률은 70년대 3.6%, 80년대 2.8%, 90년대에는 2%로 악화되고 있다. 실업률도 심각하다. 유럽은 가용노동인력의 20%가 실업상태다. 자본주의의 이상인 성장 완전고용 금융안정 실질임금상승이 자본주의의 적(사회주의)과 함께 사라질 위기에 있다. 서로는 「자본주의의 미래」에서 현재의 위기를 이처럼 진단하며 다음 세기의 세계경제 상황을 지질학의 「판(板)구조론」에 빗대고 있다. 이제 「지각변동」이 진행중인 것이다. 그에 따르면 세계 경제는 지각 밑의 판구조처럼 매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움직여 화산폭발이나 지진 같은 경제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지판은 다섯가지다. 19억 인민들을 자본주의로 몰려들게 한 공산주의의 몰락, 새롭게 부상하는 인공두뇌(컴퓨터) 산업, 미래 투자보다 현재 소비에 관심이 많은 노년층의 증가와 전세계적인 노동력 이동, 세계가 한단위로 묶이는 경제, 뚜렷한 지배세력 없는 세계 다극화. 이 지판들을 바탕으로 그는 인플레이션도 「사화산」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전세계적 노동력 이동은 실업률을 높여 임금인상의 가능성이 줄어든다. 인공두뇌산업의 번창으로 생산성이 높아져 상품들의 가격은 떨어진다. 이럴 때 상당히 장기간 인플레이션은 없을 것이다』 그는 일본의 흑자, 미국의 적자를 세계무역의 심각한 「단층」으로 보고 있다. 막대한 저축과 수출초과에 기반한 일본의 흑자는 「엔고」를 불러 일으켜 일본 수출증가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 또한 테크놀러지 투자를 위해 저축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는 결론적으로 말한다. 『고대 이집트 로마 중세 그리고 과거 중국의 경제들 역시 경쟁자를 갖지 못했으며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 전 수세기 동안 침체에 빠져 있었다』 서로가 자본주의의 현실을 진단하기 위해 채용하고 있는 지표와 사례 그리고 전망은 단연코 미국중심적인 것이다. 그는 현존 자본주의가 앞선 문명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테크놀러지 경쟁의 시대에 기민하고 성실하게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런 국가와 기업, 개인만이 승자가 될 것이다. 그는 이같은 입장에서 극단적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신보수주의자들의 「작은 정부론」과 견해를 달리한다. 『정부는 장기적 안목으로 연구개발 교육 인프라스트럭처등에 효유적으로 투자하는 「건설자」가 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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