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한풀이’ LG 염경엽 감독, 이제 ‘왕조 건설’을 꿈꾼다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16일 1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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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구단으로 갈 수 있는 첫 걸음"

= LG 트윈스의 우승 한을 풀고 스스로도 갈증을 해소한 염경엽 감독이 이제 ‘왕조’롤 꿈꾼다.

올해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 LG는 2002년 이후 21년 만에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무대에 올라 KT 위즈를 4승 1패로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LG가 통합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94년 이후 29년 만의 일이었다.

우승의 한을 풀고자 LG가 2022시즌 뒤 ‘우승 청부사’로 영입한 염 감독도 마지막 꿈으로 남겨놨던 KS 우승을 이뤘다.

LG는 2022시즌 구단 역대 최다승(88승)을 거두며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고도 KS 진출에 실패한 뒤 류지현 전 감독과 결별을 택했고, 염 감독을 영입했다.

염 감독도 우승이 간절했다. 2013~2016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2019~2020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감독을 지냈지만, 사령탑으로 KS 정상에 서본 적은 없었다.

LG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나도 목표는 단 한 가지고, LG 구단, 팬들과 같다. 감독으로 우승하는 것이다. 선수, 단장으로는 우승을 해봤다. 감독의 입장에서 우승하는 것이 나의 마지막 꿈”이라고 강조했던 염 감독은 마침내 뜻을 이뤘다.

염 감독의 다음 꿈은 왕조를 건설하는 것이다. KS 우승을 차지한 후 염 감독은 “이 우승이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LG가 강팀과 명문구단으로 갈 수 있는 첫걸음을 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LG는 이번 시즌 투타에서 약점을 찾아보기 힘든 팀이었다. 팀 타율(0.279), 타점(714개), 팀 OPS(출루율+장타율·0.755)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팀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도 3.67로 1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신구조화가 돋보였다.

야수 쪽에서는 김현수, 오지환, 홍창기, 박해민 등 주축 선수들이 건재한 가운데 유망주들이 쑥쑥 자라났다.

문보경이 주전 3루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타율 0.315 9홈런 56타점에 OPS 0.833을 기록했던 문보경은 올해에도 타율 0.301 10홈런 72타점 OPS 0.825로 활약을 이어갔다.

신민재도 서건창을 밀어내고 주전 2루수로 올라섰고, 문성주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면서 외야 한 자리를 꿰찼다.

KS 엔트리에 들지는 못했지만 거포 유망주 김범석, 이재원 등도 차후 LG 타선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자원으로 꼽힌다.

마운드에도 유망주가 즐비하다.

올해 신인 박명근과 유영찬이 든든한 필승조로 거듭났다.

시즌 초반 강렬한 인상을 심은 박명근은 올해 4승 3패 5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5.08을 기록했다. 올해 정규시즌에 6승 3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44의 성적을 거둔 유영찬은 KS 3경기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활약하며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고우석과 정우영도 아직 나이가 만 25세, 24세에 불과하다.

탄탄한 뎁스를 자랑하는 LG는 올해 KS를 치르면서 경험도 쌓았다.

최근 몇 년 동안 KS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선 팀은 좀체 나오지 않았다. 2015~2016년 두산 베어스가 마지막이다.

왕조 건설을 꿈꾸는 LG는 내년 시즌 8년 만에 2년 연속 KS 우승을 노린다.

염 감독은 “올해가 가장 중요하다 생각했다. 올해 우승하면 내년 시즌 멘털이 더 단단해질 것이라 생각했다”며 “내년에도 KS에 올라가면 더 강해진 LG가 돼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베테랑 선수들이 밑에 선수들을 키워내고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는 팀이 가장 좋은 시스템을 가진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팀이 조금씩 돼가고 있다. 김현수, 오지환, 박동원, 박해민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고 있다”며 “신구조화가 잘 돼 있다. 선수들을 잘 키워내면 명문구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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