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훈, 올스타전·WBC 모두 대체 발탁…행운? 실력 없인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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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7일 11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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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훈 ⓒ News1
최지훈 ⓒ News1
지난해 SSG 랜더스의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에 일조했던 외야수 최지훈(26)이 생애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뽑혔다. 비록 대체발탁이지만 결코 운이 아니다. 실력으로 얻은 산물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직위원회로부터 최지만(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대회 출전 불가를 통보받았다고 6일 밝혔다.

당초 최지만과 수비 포지션(1루수)이 같고 거포 스타일인 오재일(삼성 라이온즈)이나 채은성(한화 이글스)의 발탁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KBO는 수비력과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최지훈을 선택했다.

최지훈은 동국대 재학 중이던 2018년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뽑혀 세계야구선수권에 나섰고 2019년에는 아시아야구선수권에도 출전했다. 하지만 프로 선수 위주로 구성되는 국가대표팀 발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지훈의 이름이 알려진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는 광주일고 재학시절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해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좌절이 커 야구를 그만두려고까지 했지만 부모님의 설득으로 동국대에 입학했는데 그 뒤 대학 리그 최고의 타자로 거듭났다. 결국 최지훈은 2020년 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SSG 전신)에 입단할 수 있었다.

대학 시절 내야수에서 외야수에서 전향했던 최지훈은 끝없는 노력 끝에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추게 되면서 ‘제2의 김강민’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공격력도 준수했다.

데뷔 시즌부터 주전으로 도약한 그는 첫해 타율 0.258 27타점 18도루를 기록하더니 이듬해 타율 0.262 45타점 26도루로 기록을 올렸다.

지난 시즌에는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팀내 1위) 10홈런 61타점 31도루로 다시 한번 커리어하이를 썼다.

마냥 웃는 시간만 있던 것은 아니다. 데뷔 시즌부터 두각을 보였지만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예비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최지훈 ⓒ News1
최지훈 ⓒ News1


지난해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승선 1순위로 거론됐으나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회 연기가 발표되면서 최지훈의 태극마크는 또 물거품됐다.

최지훈은 깊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리그에만 몰두했으나 7월에는 올스타전에도 뽑히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비록 이벤트 경기에 불과했지만 같은 시기 활약으로 함께 주목을 받은 팀 동료 박성한(25)이 팬과 선수단 투표로 베스트 12에 선정되면서 속이 타들어 갈 만했다.

그러나 얼마 뒤 반전이 일어났다. 감독 추천으로 뽑힌 정수빈(두산 베어스)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최지훈이 대체 선수로 합류했고, 생애 첫 올스타전을 즐길 수 있었다.

행운의 올스타전 출전 이후 최지훈은 굴곡 없이 순탄한 길을 걸었다. 후반기 잔부상이 있었음에도 경기에 대한 욕심으로 전 경기 출장을 이뤄냈고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비록 1차전 수비 실수로 고개를 떨궜으나 2차전에서 곧바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후 SSG가 4승2패로 키움 히어로즈를 잡으면서 최지훈은 우승 반지를 보유하게 됐다.

2022시즌 후 각종 시상식에 참석하며 바쁜 나날들을 보낸 최지훈은 휴가를 마치고 곧바로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지난달 초 2023 WBC 최종 명단에서 빠지며 또 다시 고개를 숙이나 했지만 KBO는 지난 3년 간 프로에서 꾸준함과 끈질긴 근성을 보여준 최지훈을 계속해서 주시했고 최지만의 이탈이 확정되자 고민 없이 그를 선택했다.

운이 따른 결과이기는 하지만 결코 운만으로는 ‘대표 선수’ 자격을 얻을 수 없다. 실력을 갖춘 최지훈이기에 가능한 반전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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