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강민호, FA 재취득 디스카운트는 가능할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3일 05시 30분


롯데 강민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강민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포수 강민호(32)는 4년 전 첫 프리에이전트(FA)가 됐다. 발표금액만 4년 총액 75억원이었다. 당시 FA 최고액이었다. 28살 국가대표 포수의 가치는 폭등했다.

어느덧 4년이 훌쩍 흘러갔다. 강민호는 두 번째 FA 자격을 채웠다. 롯데는 여전히 강민호를 대체할 포수를 찾지 못했다. 4년 전에는 장성우(kt)가 있었다. 그러나 2017시즌 강민호는 130경기를 뛰었다. ‘대체불가’라는 수식어를 듣고 살았다.

얼핏 협상의 주도권을 강민호가 쥐고 있는 듯 보인다. 트레이드 영입이 아닌 한, 내부 백업 자원은 성장에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감가상각’이라는 변수가 있다. 선수의 가치는 ‘이제껏 한 것’ 못잖게 ‘앞으로 잘할 것’이라는 기대치로 측정된다. 강민호는 ‘지금껏 잘한 선수’임에 틀림없지만 ‘미래에도 포수로서 잘할 것’이라는 데에서 롯데 안팎의 예상은 엇갈린다. 어느덧 강민호도 30세 중반에 접어든다. 포수로서 격무를 감당하느라 무릎부상 등을 달고 살았다. 인간의 육체는 소모된다. 어느 시점부터는 포수 강민호가 아니라 지명타자 강민호를 생각할 시점이 다가올 터다.

강민호의 ‘적정가치’를 평가하는 일은 이렇듯 다른 포지션 FA보다 어렵다. 포수라는 특수성을 어떻게 봐주느냐에 따라 가치판단이 갈린다. 강민호는 4년 전의 몸값 이상을, 롯데는 이에 선뜻 동의하지 않을 개연성이 높다.

또 하나의 변수는 강민호의 프랜차이즈 상징성이다. 롯데 이외 팀의 유니폼을 입은 강민호를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롯데와 강민호 양측에 기회이자 부담이다. 서로가 잔류 협상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기 어려운 정황증거다. 아직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공생관계에 가깝다. 잔류를 전제로 두되, 어디까지 서로 양보할 수 있느냐가 협상의 과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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