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찬 코 회장 “한국육상의 발전, 생활 속 정착이 우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11일 05시 45분


국제육상경기연맹 세바스찬 코 회장.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국제육상경기연맹 세바스찬 코 회장.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2017세계체육기자연맹 총회 참석차 방한
“젊은이들 육상에 관심 가져야 인프라 확충”
평창올림픽엔 “문화유산으로 남도록” 조언


“육상이 대중의 일상으로 자리 잡아야 발전할 수 있다.”

세바스찬 코(61·영국)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이 한국육상에 던진 메시지다. 일상생활 속에 ‘달리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엘리트체육의 성장, 하계올림픽 등 국제무대에서의 경기력 향상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9일부터 13일까지 서울과 평창에서 열리는 2017 세계체육기자연맹(AIPS) 총회 참석차 방한한 코 회장은 10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 1984년 LA올림픽에 참가해 금메달 2개(1500m)와 은메달 2개(800m)를 목에 건 그는 12차례나 세계기록을 갈아 치운 남자육상 중거리의 스타 출신이다. 아직도 세계 수준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한국육상으로선 한 시대를 풍미했고, 2015년부터는 IAAF 수장으로 활동 중인 육상 영웅의 조언 하나하나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40여분의 인터뷰를 요약해봤다.

● 한국육상


“젊은이들이 육상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풀뿌리 체육으로 자리하고, 스포츠가 학생교육의 일부가 돼야 한다.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스포츠를 즐기고 접하도록 환경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한국육상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참담한 실패를 경험했다. 이웃나라 일본이 빠르게 치고 나가는 동안 우리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코 회장은 생활과 엘리트 육상을 분리하지 않았다. 건강한 인구에서 강한 엘리트 육상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수준급 경기력을 지닌 엘리트선수가 아이들의 롤모델이 되고, 교육 과정에서 스포츠가 큰 의미를 지니고, 안정적 재정 지원 속에 세계적 코치와 풍성한 인프라가 합쳐져야 시너지를 발휘한다는 얘기다. 장기적 계획과 꾸준한 노력도 몹시 중요하다.

● 평창동계올림픽

“대회의 질적 향상, 개최국의 능력 등에 대해선 거론할 수 없다. 그러나 (올림픽이) 국민 화합의 기능을 제공하리라 본다. 단순히 경기만을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 진정한 문화유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임박했다. 올해 초 주요 종목의 테스트 이벤트를 치렀고, 지금은 마지막 정비가 한창이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사태’ 등으로 인해 불안한 목소리도 크다. 2012런던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 7년간 올림픽을 준비했던 코 회장의 생각은 긍정적이었다. 국민들의 냉철함과 정부 차원의 리더십이 뒷받침되면 성공적 개최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봤다. 모두의 화합과 단결이 필요한 시점이다.

● 금지약물

“도핑은 엄격하게 대처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깨끗한 선수들을 오염된 환경에서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 (국제대회 출전정지 징계 중인) 러시아는 우리가 정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계속 제재를 받을 것이다.”

코 회장은 ‘약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도핑은 모든 스포츠의 공통적 고민사지만, 육상의 경우는 특히 심각하다. 국가적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한 러시아뿐 아니라 도핑방지 시스템이 미흡한 케냐, 에티오피아, 벨라루스, 모로코 등도 IAAF는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8월 IAAF 총회의 핵심안건 중 하나도 유럽육상연맹이 제안한 ‘금지약물 기준에 충족된 기록만 세계기록으로 인정하자’는 내용이다. 코 회장의 주도로 IAAF는 4월부터 선수윤리위원회를 신설해 깨끗한 세계육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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