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는 프로스포츠 통계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에 의뢰해 타고투저가 절정에 달했던 2016시즌과 스트라이크존이 확대, 조정된 2017시즌을 비교해봤다. 팀당 최대 2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24일현재), 10개 구단 투수들의 WHIP(이닝당 출루허용)와 각 팀 타자의 OPS(출루율+장타율)의 결과는 추상적 예상을 뛰어 넘었다.
팀당 20경기는 표본이 충족된 최소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타자와 투수를 평가하는 전통적 지표인 타율과 방어율 대신 OPS와 WHIP를 활용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타율과 방어율은 타자와 투수, 각각의 개인적 역량보다 상대 팀 혹은 같은 팀 포수와 야수진의 수비능력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반면 OPS와 WHIP는 최근 야구 흐름에서 각각 타자와 투수의 능력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으로 꼽힌다. 따라서 타고투저에서 투고타저로 급격히 흐름이 바뀐 KBO리그의 큰 흐름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지표다.
2016시즌 당시 KBO리그의 팀당 최대 20경기를 치른 4월 말 시점에서, OPS 기준 0.7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총 49명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OPS 0.9이상은 특급타자로 분류한다. OPS가 0.7이상인 것은 장타율 3할, 출루율 4할 이상일 때 가능하다.
그러나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된 2017시즌의 팀당 최대 2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OPS 0.7 이상 타자는 38명으로 감소했다. 산술적으로 리그에서 3할 타율, 4할 출루율을 기록한 타자의 숫자가 11명이나 줄었다.
투수의 평가 지표인 WHIP도 투고타저로의 변화를 보여준다. 2017시즌 팀 당 최대 20경기를 소화한 상황에서 29명의 KBO리그 투수가 1.40이하의 WHIP를 기록했다. 반면 2016년 같은 시점, 1.40이하 WHIP를 기록한 투수는 리그에서 단 19명뿐이었다.
산술적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KBO리그의 수준급 타자는 11명이 줄어들었고, 수준급 투수는 10명이 증가한 셈이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평균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이 바깥쪽은 공 반개, 위쪽은 한개 이상 넓어졌다. 타자 입장에서는 적응기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상당수 타자들이 높게 형성된 스트라이크존의 가장 높은 곳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