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OPS·WHIP로 본 ‘투고타저’의 진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25일 05시 30분


2016시즌과 견줘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은 올 시즌 판도를 가늠할 만큼 중요한 요소다. 팀당 20경기를 치른 시점을 기준으로 1.40 이하의 WHIP를 기록 중인 투수가 지난해 19명에서 29명으로 증가한 것과, 0.700 이상의 OPS를 마크한 타자가 지난해 49명에서 38명으로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스포츠동아DB
2016시즌과 견줘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은 올 시즌 판도를 가늠할 만큼 중요한 요소다. 팀당 20경기를 치른 시점을 기준으로 1.40 이하의 WHIP를 기록 중인 투수가 지난해 19명에서 29명으로 증가한 것과, 0.700 이상의 OPS를 마크한 타자가 지난해 49명에서 38명으로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스포츠동아DB
타고투저에서 투고타저로. ‘비정상의 정상화’를 선언한 2017시즌 KBO리그의 화두다.

스포츠동아는 프로스포츠 통계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에 의뢰해 타고투저가 절정에 달했던 2016시즌과 스트라이크존이 확대, 조정된 2017시즌을 비교해봤다. 팀당 최대 2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24일현재), 10개 구단 투수들의 WHIP(이닝당 출루허용)와 각 팀 타자의 OPS(출루율+장타율)의 결과는 추상적 예상을 뛰어 넘었다.

팀당 20경기는 표본이 충족된 최소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타자와 투수를 평가하는 전통적 지표인 타율과 방어율 대신 OPS와 WHIP를 활용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타율과 방어율은 타자와 투수, 각각의 개인적 역량보다 상대 팀 혹은 같은 팀 포수와 야수진의 수비능력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반면 OPS와 WHIP는 최근 야구 흐름에서 각각 타자와 투수의 능력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으로 꼽힌다. 따라서 타고투저에서 투고타저로 급격히 흐름이 바뀐 KBO리그의 큰 흐름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지표다.

1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무사에서 SK 최정이 삼진 아웃을 당한 뒤 배트를 바닥에 던지고 있다. 최정은 이날 삼진 3개를 기록했다. 문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무사에서 SK 최정이 삼진 아웃을 당한 뒤 배트를 바닥에 던지고 있다. 최정은 이날 삼진 3개를 기록했다. 문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16시즌 당시 KBO리그의 팀당 최대 20경기를 치른 4월 말 시점에서, OPS 기준 0.7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총 49명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OPS 0.9이상은 특급타자로 분류한다. OPS가 0.7이상인 것은 장타율 3할, 출루율 4할 이상일 때 가능하다.

그러나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된 2017시즌의 팀당 최대 2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OPS 0.7 이상 타자는 38명으로 감소했다. 산술적으로 리그에서 3할 타율, 4할 출루율을 기록한 타자의 숫자가 11명이나 줄었다.

15일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트윈스와 kt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1사 3루에서 LG 선발 임찬규가 kt 전민수를 삼진아웃 시킨 후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15일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트윈스와 kt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1사 3루에서 LG 선발 임찬규가 kt 전민수를 삼진아웃 시킨 후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투수의 평가 지표인 WHIP도 투고타저로의 변화를 보여준다. 2017시즌 팀 당 최대 20경기를 소화한 상황에서 29명의 KBO리그 투수가 1.40이하의 WHIP를 기록했다. 반면 2016년 같은 시점, 1.40이하 WHIP를 기록한 투수는 리그에서 단 19명뿐이었다.

산술적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KBO리그의 수준급 타자는 11명이 줄어들었고, 수준급 투수는 10명이 증가한 셈이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평균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이 바깥쪽은 공 반개, 위쪽은 한개 이상 넓어졌다. 타자 입장에서는 적응기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상당수 타자들이 높게 형성된 스트라이크존의 가장 높은 곳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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