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독일산 골잡이’에 목마른 ‘전차군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13일 1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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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앙투안 그리즈만, 토마스 뮐러.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앙투안 그리즈만, 토마스 뮐러.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축구를 모르는 팬들에게도 득점력은 선수의 능력을 알려주는 아주 쉬우면서도 단적인 잣대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해리 캐인(토트넘)과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루이스 수아레스(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득점왕 경쟁으로 뜨거웠다. 독일 분데스리가도 마찬가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와 피에르 에메릭 아우바메양(도르트문트)의 골 경쟁은 분데스리가의 흥미를 더해줬다.

다만 이렇게 유럽 각국 리그에서 골잡이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분데스리가에선 유독 ‘독일산 골잡이’의 모습이 그다지 보이지 않아 이채로웠다.

2015~2016시즌 분데스리가 득점 랭킹을 들여다보면 1위는 30골의 레반도프스키, 2위는 25골의 아우바메양이었고, 생애 첫 20골을 달성한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가 3위로 그 뒤를 이었다. 레반도프스키는 폴란드, 아우바메양은 가봉국가대표다. ‘전차군단’ 독일의 에이스인 뮐러는 비록 20골을 터트렸지만 전형적인 원톱이라기보다는 윙으로서의 활약이 더 많다. 그 뒤를 살펴봐도 지난 시즌 10골 이상을 뽑은 18명 중 무려 12명이 ‘용병’이다. 이제 각국 선수들이 국경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타국 리그를 주름잡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독일국가대표팀으로 좁히면 ‘독일산 골잡이의 가뭄’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포르투갈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6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만 해도 각국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나 걸출한 신예 공격수들의 각축장이었다. 포르투갈에선 호날두, 준우승국 프랑스에선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독보적이었던 가운데, 4강에서 좌절한 독일은 골잡이 부재로 애를 먹었다. 마리오 고메즈(베식타스)가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했지만, 그마저도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 입은 부상 때문에 프랑스와의 준결승에선 벤치를 지켜야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메수트 외질(아스널), 독일대표팀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는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 사미 케디라(유벤투스)도 분명히 좋은 선수들이지만, 모두 미드필더다. 타국 리그를 둘러봐도 독일산 스트라이커를 찾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다.

독일도 특급 골잡이가 필요하다. 물론 현대축구에선 포지션별 분업화를 바탕으로 11명이 잘 짜여진 팀플레이를 펼쳐야 하지만, 골을 넣어야 이기기에 우리는 항상 골잡이에 열광한다. 4강도 뛰어난 성적임에는 분명하지만 독일에는 왠지 낯설기만 하다. 이제 2018러시아월드컵까지 2년이 남았다. 마지막 빈 자리 한 곳을 채워줄 ‘신의 한수’인 독일산 골잡이가 절실한 전차군단이다.

쾰른(독일) | 윤영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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