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당무의 경마오디세이] 경주로 모래주로엔 과학이 숨어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월 29일 05시 45분


돌·화강풍화토 깐 후에 굵은모래로 덮어
배수·원심력 고려해 구간별 높낮이 달라


경마에서 경주마들이 직접 밟고 내달려야 하는 경주로는 매우 중요하다. 현재 전 세계에서는 모래(흙)주로, 잔디주로, 그리고 인조주로가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3곳 경마장 모두 모래주로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모래주로가 단순히 모래로만 구성되어 있다면 큰 오산이다. 경주로에는 과학이 숨어있다.

● 경주로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경주로는 단순하게 모래가 깔린 백사장과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배수의 문제를 고려해 철저히 만들어진 인공적인 땅이다. 경주로의 전체 두께는 60cm 정도 된다. 가장 밑바닥은 지름이 4∼10cm 사이의 굵은 돌을 33cm 가량 깔고, 그 위에 4cm 이하의 돌을 다시 10cm 가량 깐다. 그런 다음 화강풍화토를 10cm 덮은 후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굵은 모래를 7cm 정도 덮는다. 이 깊이의 합은 정확하게 60cm이다. 이렇게 경주로를 조성하는 이유는 비가 많이 오더라도 물이 원활하게 빠져나가고 시속 60km를 넘나드는 속도로 질주하는 경주마들의 안전을 위해서이다.

또한 경주로는 그 구간별로 높낮이가 차이가 나는데, 웬만해선 그 차이를 구별해내기 쉽지 않다. 렛츠런파크서울의 경우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의 높이 차이는 ±2미터로 최고 4미터까지 차이가 나는데, 이 높이는 성인 두 명의 키 높이를 넘는 차이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경우 이 차이가 약 1m 내외로 그 차이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렛츠런파크서울의 경우 가장 낮은 지점은 대략 4코너 지점이고 가장 높은 지점은 1200, 1400m 출발지점이다. 잦은 비가 내리는 장마철이면 4코너 주변에 유난히 물이 많이 고이는 현상은 바로 경주로의 높낮이 차이에 따른 비밀인 것이다. 가장 낮은 4코너 대비 결승선은 2m가 더 높다. 결승점이 높이 만들어진 까닭에 경주마들은 경주 막판 언덕길을 오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느끼게 된다. 이는 경주 막판이 내리막이거나 평지일 경우 계속되는 가속도에 따른 사고가 빈번할 것을 대비한 이유가 크다. 또한 막판 약간의 경사도는 더욱 더 강한 경주마들이 우승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강하고 빠른 말을 찾기 위한 경마의 본질에 제대로 부합되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경주로, 기울여지기까지 한다고?

경주로는 안쪽부터 바깥쪽에 이르기까지 일정하게 기울여져 있다. 서울경마공원의 경우 직선 구간에는 가운데 지점이 약간 높고 양쪽이 낮은 형태로 주로가 만들어져 있고, 곡선 구간에서는 안쪽이 낮고 바깥쪽이 높은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이런 형태로 주로가 만들어진 이유는 빗물의 빠른 배수와 더불어 원심력이 작용하는 코너에서 원심력을 상쇄해 말들이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높낮이의 차이는 정교한 기계에 의해 이뤄지게 되는데, 트랙터와 그레이더, 모래두께조절기라는 특수 장비를 활용해 언제나 정해진 높이를 유지하게 된다.

이 기울기는 렛츠런파크서울과 렛츠런파크부산경남이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직선구간의 기울기는 기울기 1.5%로 동일하지만 코너구간의 기울기는 서울이 부경에 비해 조금 더 심하다. 부경은 곡선주로의 기울기가 2%인 반면, 서울은 기울기 2.5%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과 부경의 차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결승선까지 이어지는 직선구간의 길이 차이가 그것인데, 서울이 4코너 이후 결승선까지의 직선거리가 450m인 반면, 부경경마공원은 500m로 50m정도 더 길다.

경마칼럼니스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