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박주영 ‘공존 해법’ 이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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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5일 07시 00분


대표팀 ‘간판 공격수’ 박주영(사진)과 이동국이 공존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2005년 우즈벡전에서 처음 가동된 ‘투 톱’이 7년 만에 같은 장소 타슈켄트에서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스포츠동아DB
대표팀 ‘간판 공격수’ 박주영(사진)과 이동국이 공존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2005년 우즈벡전에서 처음 가동된 ‘투 톱’이 7년 만에 같은 장소 타슈켄트에서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스포츠동아DB
우즈벡 킬러들 시너지 효과 숙제

우즈벡만 만나면 폭발하는 두남자
함께 뛴 경기선 매번 기대이하 결과
최강희 감독 “궁합 안맞을 이유 없다”
최고 공격조합 진화 변함없는 신뢰


다시 뭉친 우즈베키스탄 킬러, 이번에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

한국은 1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과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최대 화두는 이동국(33·전북 현대)과 박주영(27·셀타 비고)의 공존이다. 두 선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공격수다. 하지만 그 동안 함께 뛰면 유독 힘을 못 써 왔다.

○우즈베키스탄 좋은 추억

일단 눈길은 끄는 것은 이동국과 박주영이 우즈베키스탄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동국은 2005년 3월 우즈베키스탄과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홈경기에서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또 최강희 감독 부임 후 첫 공식경기였던 올 2월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도 골 맛을 봤다. 박주영은 2005년 6월 우즈베키스탄과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원정에서 A매치 데뷔골을 작렬했다. 종료 직전 터진 짜릿한 동점골. 이 경기에서 박주영은 풀타임을 소화했고, 이동국은 후반 7분 안정환 대신 투입됐다. 두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호흡을 맞춘 첫 상대가 우즈베키스탄이었고, 장소도 타슈켄트 파크타코르 스타디움으로 이번과 똑같다.

○이동국-박주영 과거에는

이동국-박주영 공존의 역사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둘은 2005년 6월 우즈베키스탄 원정부터 2006년 3월 앙골라와 친선경기까지 14차례 A매치를 같이 뛰었다. 이 때 대표팀은 스리 톱을 썼다. 이동국이 중앙 공격수, 박주영은 윙 포워드로 나섰다. 당시 박주영은 약관의 나이였다. A대표팀 중앙공격을 책임지기에는 몸싸움이나 경험 등에서 부족하다는 평가였다. 물론 그 때도 박주영은 중앙에서 더 위협적이라는 비판이 여러 번 제기됐지만 본 프레레와 아드보카트 감독 모두 박주영의 측면기용을 고집했다. 둘의 기록은 나름 준수했다. 이 기간 박주영은 5골, 이동국은 3골을 넣었다. 2005년 6월 쿠웨이트와 경기에서는 나란히 1골씩 기록하며 4-0 대승을 합작했다.

○시원찮았던 최근 조합

독일월드컵 후 대표팀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둘은 좀처럼 한솥밥을 먹지 못하다가 허정무 감독 시절인 2009년 8월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3년5개월 만에 재회했다.

3년 전과는 많은 게 달라졌다. 프랑스 리그를 경험하면서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박주영은 대표팀 붙박이 원 톱이었다. 남아공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허 감독은 본선에서 통할만한 박주영의 파트너 찾기에 고심하다가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던 이동국을 주목했다. 그해 9월5일 호주와 평가전에서 박주영-이동국 투 톱이 시험대에 올랐지만 기대 이하였다. 이동국은 전반 45분만 뛴 뒤 교체됐다. 결국 본선에서 박주영의 파트너로 염기훈이 중용됐고, 이동국은 두 차례 교체 투입에 그쳤다.

남아공월드컵 후 조광래 감독도 2011년 10월 폴란드와 평가전(A매치 인정 안 됨)을 통해 두 선수 조합을 잠깐 시험했다. 조 감독은 이동국을 원 톱, 박주영을 측면에 배치했지만 역시 재미를 못 봤다. 한국은 전반에 이렇다할 찬스도 못 잡다가 후반 들어 이동국이 빠지고 박주영이 최전방으로 가면서 살아났다. 박주영은 후반에만 2골을 넣었다.

이동국도 나름 불만이 있을 수 있다. 허정무, 조광래 감독은 이동국과 박주영 조합을 시험하면서도 이동국의 출전 시간에 인색했다. 이 기간 이동국이 박주영과 함께 뛴 시간은 통틀어 120분밖에 안 된다.

반면 최강희 감독은 올 2월 쿠웨이트와 3차 예선 때 박주영-이동국을 투 톱으로 풀타임 기용했다. 이동국이 최전방, 박주영은 처진 공격수로 뛰었다. 이동국의 골로 2-0 승리했지만 투 톱은 이번에도 좋은 평을 못 받았다. 박주영이 소속 팀에서 계속 벤치만 지켜 경기 감각이 정상이 아니라는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투 톱 가동의 전제조건은

그럼 둘이 함께 뛰면 왜 궁합이 안 맞는 것일까.

최 감독 생각은 다르다. 그는 “상대팀과 그들 주변에 어떤 선수들이 배치되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그 동안의 평가에는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번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이동국-박주영 투 톱이 가동되려면 전제 조건은 두 가지다. 일단 5일 현지에서 합류할 박주영이 정상 컨디션이어야 한다. 또 하나 변수는 당일 경기 흐름이다. 최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은 강하게 나올 것이다. 우리가 초반부터 강하게 맞붙을 건지 아니면 60분 이후 승부를 걸지 고민 중이다”고 했다. 만약 초반부터 강공 작전을 택한다면 이동국-박주영 투 톱이 전격 가동돼 공격에 무게가 실릴 수도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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